안드로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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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성경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바로 <사람>이란 뜻의 <안드로포스>고, 다음은 <하나님>을 가리키는 <데오스>, 그리고 <주>란 뜻의 <퀴리오스> 순입니다.
그런데 사람을 가리키는 그리스어 <안드로포스>(ανθρωπος)는 <위로>라는 뜻의 <아나>와 <얼굴>이라는 뜻의 <프로소포스>가 합성된 말로 <위를 쳐다보는 자>, <하늘을 바라보는 존재>라는 의미를 가진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위를 쳐다보며 사는 동물이고, 짐승은 오직 땅만 내려다보고 사는 동물입니다. 이를 성경적으로 표현하면 사람은 하늘에 속한 존재고, 짐승은 땅에 속한 피조물이라는 것입니다.
<위를 바라보는 자, 하늘에 속한 존재>, 이게 바로 성경이 말씀하는 인간의 본질입니다.
신앙생활이란 무엇일까요?
늘 위를 쳐다보며 사는 겁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의 것을 추구하며 하늘나라를 소망하며 사는 겁니다.
신앙이란 천상의 것을 아는 거창한 것에 있지 않고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게 진정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삶에 다름 아닙니다.
바울도 골로새서 3장에서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고 했고, <위의 것을 찾으라 거기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우편에 앉아 계신다>고도 했습니다.
주의 형제 야고보도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속지 말라 온갖 좋은 선물이 다 위에서 빛들의 아버지께로부터 내려오느니라>(약 1:17)고 했습니다.
몹시 배가 고픈 멧돼지 한 마리가 먹을 것을 찾아 숲속을 헤매다 때마침 큰 감나무 아래에서 잘 익어 땅에 떨어진 감홍시 몇 개를 발견하고는 미친 듯이 먹어 치웠습니다.
떨떠름한 도토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고도 부드러웠습니다.
그러나 홍시 몇 개로는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없었던 멧돼지는 그 맛있는 열매가 대체 어디서 왔을까를 생각하다 땅 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틀림없이 땅속에서 나왔을 거라며 그 일대를 파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땅을 파도 다람쥐들이 숨겨놓은 작은 도토리들 외에 감홍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주둥이에서 피가 나고 코 주변 살이 다 헤어지도록 몇 시간을 파고 또 팠지만 홍시는 나오지 않았고 멧돼지는 결국 기진하여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벌러덩 드러누운 멧돼지의 희미한 시야에 지금까지 그토록 찾아 뒤지던 감홍시가 주렁주렁 하늘 가득 달려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럼에도 그 위대한 발견을 한 멧돼지는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하고 죽고 말았는데,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남겼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멧돼지들이여, 홍시는 땅이 아니라 하늘에 있노라!>
작자 미상의 우화를 제가 조금 각색한 내용인데, 맞습니다. 홍시는 땅에 있지 않고 위에 있습니다. 홍시를 찾기 위해 아래를 내려다보거나 땅을 뒤지는 일은 어리석습니다.
위를 쳐다보십시오.
거기에 눈부시게 붉고 향기롭고 달콤한 감홍시가 가지 휘도록 달려 있습니다.
잠시 멈춰 서서 가을 하늘을 쳐다보십시오.
요즘 하늘은 그 자체가 감동이고 작품이고 수채화입니다.
틈만 나면 하늘을 쳐다보십시오. 그리고 가을 하늘의 정기, 구름과 새파아란 하늘의 기운을 듬뿍 호흡하십시오.
마치 제철 농산물이 몸에 이롭듯 요즘은 하늘만 쳐다봐도 어지간한 병은 다 치유될 것만 같은 푸르다 못해 시린 빛입니다.
부디 늘 하늘에 소망을 두시고, 위에 계신 주님과 눈을 맞추며 짐승 아닌 진정한 <안드로포스>로 사시는 성도들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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