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교회 아카이브

기다림의 계절

달랑 캘린더가 한 장 남았습니다. 

세밑은 늘 아쉽고 허전한데 그래도 우리에게는 이 때가 또 가장 아름다운 기다림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란 작품을 보면 초현실주의 회화답게 많은 상징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십자가 형체의 큰 나무 위쪽으로는 어렴풋 다윗 왕의 모습이 보이고, 십자가 중앙에는 밝은 빛이 원형을 이룹니다. 

그것은 주님의 정체성인 <나는 다윗의 뿌리요 자손이니 곧 광명한 새벽별이라>(계 22:16)는 말씀을 형상화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 아래에는 마리아와 제자들, <인자가 구름을 타고 능력과 큰 영광으로 오는 것을 보리라>(마 24:30)하신대로 구름도 보입니다. 

 

오늘이 벌써 <대강절> 첫째 주일입니다. 

<대강절>이란 <오다>는 뜻의 라틴어 <아드벤투스>(Adventus)에서 유래한 말로 푸른 나뭇가지를 둥글게 엮어 만든 화환에 양초(Advent candles) 5개를 꽂고 매주 하나씩 불을 밝히며 주님 오심을 고대하는 교회의 오랜 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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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독교는 기다림의 종교이자 기다림의 신앙입니다. 매년 새롭게 성탄하시는 주님을 기다리고, 또 역사의 마지막 날에 이루어질 주님의 재림을 기다립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이 기다림의 신앙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고백했습니다. 당시의 예배 형식을 보면 사회자가 먼저 <내가 속히 오리라!>하고 외치면 성도들이 일제히 <마라나타!>(Maranatha)하고 응답하며  예배를 마쳤는데, <마라나타>란 <주여, 오시옵소서!>라는 뜻의 아람어입니다. 성경의 제일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도 <마라나타>(계22:20)로 끝납니다. 이는 <마라나타>가 곧 예배의 끝이자 신구약 성경의 끝이며 기독교 종말론의 결론이란 사실을 뜻합니다. 

계시록이 기록되던 시대 그리스도인들은 여러 가지로 사정이 매우 절박했습니다. 박해에 내몰렸고, 억울하게 죽어갔고, 악한 왕들의 능욕을 피해 지하로 동굴로 숨어 살던 때였습니다. 따라서 주님 오심이 그만큼 더 절실할 수밖에 없던 시대였습니다. 

<마라나타>의 기도와 소망이 없는 사람은 좀 곤란한 신자입니다. 아니, 기다려지지 않는 이가 어떻게 님일 수 있습니까? 사랑하는 이가 어떻게 기다려지지 않을 수 있습니까? 

지구촌에 불어 닥친 거대한 환난의 바람으로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절망하며 고통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궁극적인 기다림이 너무 요원해 시간의 징검다리로 삼고 있는 성탄절이 박두했습니다. 슬픈 현실 속에서도 결코 그날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접지 맙시다. 주님은 올해도 이 혼란스런 팬데믹 상황을 뚫고 반드시 새롭게 성탄하실 것입니다. 

 

<주께서 오실 것이니 광야에 길을 닦아라. 사막에 그분이 오실 큰 길을 곧게 내어라. 모든 계곡은 메우고, 산과 언덕은 깎아내리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하고, 험한 곳은 평지로 만들어라. 주의 영광이 나타날 것이니, 모든 사람이 그분을 함께 볼 것이다>(사 40:3-5)

 

마라나타!

원문 자료와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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