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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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주 전 수도권에서 폐비닐, 폐플라스틱 대란이 있었습니다.
아파트 단지마다 수거해 가지 않은 폐플라스틱 자루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업자들도 더는 어디 집하할 장소가 없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시민들만 극심한 불편과 혼란을 겪어야 했습니다.
아직도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된 것은 아니어서 언제 또 그런 사태가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중국에다 그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수출해 왔는데 최근 중국이 수입을 중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중국이 자신들의 필요 때문에 그 재활용품을 사간 것이긴 하지만 우리가 발생시킨 화학 쓰레기들을 돈까지 받고 그들에게 떠넘겼다는 생각을 하니 참 부끄럽고 민망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중국을 향해 미세먼지와 황사에 대한 불만을 터뜨려 왔는데 알고 보니 우리는 더했습니다. 엄청난 양의 화학 쓰레기들을 수출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에게 양도해 온 것입니다.
혹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닐 봉투를 소비한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독일은 1인당 연 70개, 핀란드는 연 4개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420개입니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6년 현재 플라스틱 소비량도 우리나라가 1인당 연 98.2kg으로 압도적인 세계 1위입니다. 한 해 우리나라에서 소비하는 일회용 컵 260억 개와 페트병 57억 개도 1인당 소비량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걸 그동안 정부가 업자들을 통해 수거하여 중국으로 수출해 왔는데 이번에 중국의 금수 조치로 정부의 재활용 정책에 구멍이 뻥 뚫린 것입니다.
사람의 위가 비닐을 소화할 수 없듯 대지도 플라스틱은 분해할 수가 없습니다. 페트병 하나가 완전히 분해되기까지는 5백 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필리핀의 휴양지 보라카이 해변이 최근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의 습격으로 폐쇄되었습니다. 얼마 전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향고래를 해부한 결과 고래의 위장에서 무려 29kg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생물학자들이 경악했습니다. 지금도 태평양을 떠다니는 무수한 플라스틱 섬들(남한 면적의 약 16배), 또 물과 흙에 스며들어 생물들과 사람을 위협하는 미세 플라스틱은 사실 우리가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재앙입니다.
괴테의 작품인 <마술사의 견습생>은 무엇이든 생기게 하는 재주만 배웠지 멈추게 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하루는 견습생이 주인 없는 틈을 타 마술로 물이 나오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물을 멈추게 하는 재주가 없었기에 결국 그 물에 떠밀려 죽습니다. 현대인들도 그 마술사의 견습생처럼 막장까지 온 소비문명의 발걸음을 스스로 멈추는 재간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세계가 인간의 탐욕이라는 동력으로 움직이는 폭주 열차기 때문입니다.
<보다 빨리! 보다 편리하게! 보다 많이!> 이게 바로 이 시대 지구촌 문명인들의 광기 어린 지상 목표입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늘 과잉 생산에 혈안이고 사람들은 오늘도 그 재고처리를 위해 다투어 소비 경쟁에 뛰어 듭니다.
원래 푸른 별이었던 지구는 이제 인간이 배출한 폐기물, 특히 폐플라스틱에 뒤덮여 생성소멸의 순환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넘치는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으로 지구가 죽어간다는데도 공장의 기계를 정지시킬 재주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죄 때문에 자연이 저주를 받았다는 창세기의 말씀이나 지금 모든 피조물이 신음하며 고통하고 있다고 한 사도 바울의 말씀이 소름끼치도록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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