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개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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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는 6천여 개의 교회와 156만여 명의 신자를 자랑하는 한국 개신교 4대 교단 중의 하나입니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 가운데서 무려 7명을 배출했을 만큼 우리의 민족사에도 많은 공헌을 남긴 유수한 교파입니다.
그런데 이런 굴지의 교단이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지난달 25일에 있었던 감독회장 선거에서 김국도 후보(임마누엘교회)의 피선거권 자격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2001년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김국도 후보에 대해 다른 세 후보가 서울 중앙지법에 <김국도 목사 후보등록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에 대해 <후보자격 없음> 판결을 내렸는데, 그것은 감리교단 헌법이 감독회장의 피선거권에 대해 <25년 이상 사회법과 교회법에 의해 처벌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장동주 선거관리위원장이 사법부의 가처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선거를 강행했다는 데 있습니다. 결국 김국도 후보가 총 5,072표 가운데서 2,554표를 얻어 1위 당선자가 된 것입니다. 이에 교단본부는 즉각 장동주 선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김국도 후보 당선무효를 천명함과 동시에 1,244표를 얻은 2위 득표자 고수철 후보(흑석동제일교회)를 감독회장 당선자로 선포했습니다.
감리교 교단장인 감독회장은 교단을 대표하며 교단의 재산을 관리하는 유지재단과 교역자들의 연금을 관리하는 은급재단, 장학재단 등의 대표도 겸합니다.
사법부에 의해 감독회장 후보효력이 정지되었음에도 투표결과 최다득표를 한 김국도 목사는 감리교단의 대표적인 대형교회 목회자인 김선도(광림교회), 김홍도(금란교회) 목사의 동생으로 이들은 감리교단의 <슈퍼 3형제>로 통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졸지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기형아가 탄생하고 말았는데, 예견한 대로 지난달 30일 안산 제1대학에서 개최된 제28회 감리교 총회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신경하 현 감독회장은 총회장소에 입장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김국도 목사측 총대들이 신 감독회장의 총회진행을 막기 위해 고의로 억류하고 회의장 출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총대들은 단상 위에 올라가 몸싸움을 하다 강단 아래로 떨어졌고, 여기저기서 양측 총대들 간에 멱살잡이가 벌어지고 한 여 목사는 머리를 맞고 쓰러져 119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감정이 북받쳐 소리치는 사람, 울며 기도하는 사람, <사탄아 물러가라!>며 악쓰는 사람……. 그래도 목사들이 모인 자린데 어쩌면 그렇게도 막 나갈 수 있을까요? 교회를 하수구에 처박고 그냥 질근질근 밟기로 작정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것은 결코 우발적인 충돌이 아니고 사전에 짠 각본대로 연출한 작전이 분명했습니다. 하여간 교권에 눈이 멀고 기득권에 미치면 사람의 영혼이 얼마나 더러워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 극명한 사건이었습니다. 개도 안 먹는다는 권력이 그렇게도 좋을까요? 주님의 몸이라는 교회를 무참히 짓밟고 하나님의 이름을 시궁창에 유린하면서까지 교권을 장악하고 싶을까요?
누구는 이번 사태를 서울 감신대 출신들의 오랜 독주를 지방 목원대(대전) 출신의 김국도 목사가 무지막지한 힘으로 뒤엎은 감리교 100년사의 가히 혁명적인 파워게임이라고 하던데 그 어떤 수사나 변명에도 불구하고 감리교단은 이제 도저히 세상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만큼 처참하게 망가지고 말았고, 우리의 이웃 교회인 삼성교회 권혁구 목사는 김국도 목사측의 인수위원장이라는 사실도 참고로 알아둘 만합니다.
아이러니칼하게도 난투극을 벌이며 전면전을 치른 이번 감리교 총회의 주제는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였습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
<포학이 일어나서 죄악의 몽둥이가 되었은즉, 그 무리도, 그 제물도 하나도 남지 아니하며 그 중의 아름다운 것도 다 없어지리로다>(겔 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