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교회 아카이브

웰빙촌의 5월

웰빙촌의 5월은 수채화처럼 아름답습니다. 아카시아 향기에 숨이 막히고 눈부신 신록에 흠뻑 젖어 누가 울기라도 하면 금방이라도 초록색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싱그러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늘에는 산뜻한 구름이 흐르고 햇빛은 부드럽게 야채밭을 비추는데 상수리나무 그늘 아래 앉으면 그대로 자연과 하나 된 느낌입니다. 노오란 애기똥풀이 이름만큼이나 정겹습니다. 


며칠 전 비가 온 후로는 웰빙촌이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나뭇잎들은 하루가 다르게 짙은 녹색으로 빛나고 모종을 사다 정식한 청상추, 적상추, 쑥갓, 청경채 같은 쌈 채소들은 벌써 수확할 만큼이나 자랐습니다. 씨를 파종한 아욱이며 열무, 얼갈이배추도 곧 솎거나 다 뽑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가을에 심어 둔 대파는 이미 꽃대가 나와 뻣뻣해졌고, 마늘은 웃자란 데다 겨울 냉해까지 입어 꼴이 말이 아닙니다. 여러 권사님, 집사님, 남원으로 가신 한봉애 전도사님까지 거들며 합작으로 심은 감자는 더러 죽은 것도 있지만 싹을 낸 것들은 열심히 자라고 있습니다. 어제는 고구마를 심었습니다. 호박고구마, 황금고구마를 일곱 두둑이나 심었는데 작년에는 고라니가 알뜰히 유린해 단 한 톨도 수확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휘장망까지 새로 두르고 심었으니 기대하셔도 좋을 듯. 고구마순 값이 장난이 아닙니다. 모란장에서 한 단에 13,000원, 헉! 그래서 올해는 꼭 본전은 건지리라는 다부진 각오로 심었습니다. 마디호박, 맷돌호박은 모종으로 심었는데 벌써 고라니가 순도 잘라먹고 잎도 해친 게 있지만 비교적 잘 크고 있고, 가지와 오이도 예쁘게 자라고 있어서 곧 지주를 세우고 줄로 묶어 줄기를 유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도 송미선 집사님이 친정에서 가져다 준 고추 모종들은 벌써 뿌리를 내리고 곁가지를 치며 씩씩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더덕과 도라지도 생육이 좋고, 부추는 이미 몇 차례나 베었습니다. 알싸한 봄의 맛과 향이 일품인 드릅은 그래도 올해 가장 많이 딴 것 같습니다. 작년까지는 제법 수확했던 복분자, 글쎄요 올해는 어떨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각각 한 그루씩인 앵두, 포도, 배, 대추나무는 그동안 변변히 거름을 안 해서 그런지 올 역시도 맺힌 열매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참, 숙원사업이었던 농막을 손질했습니다. 남루한데다 거의 쓰러질 지경이었는데 고병화 집사님이 여러 날 애쓰셨고, 남선교회에서 깔끔하게 마감을 해 아주 훌륭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땅심이 가장 왕성한 때라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처럼 대지의 모든 생물들이 기운차게 약동하는 웰빙촌, 돌나물이 어디에나 흐드러지고 머윗대도 지천인 거기서 평신도 조직신학 강좌는 이미 한 차례 야외수업도 가졌습니다. 꼭~ 집어서 말 할 수는 없지만 올 봄은 느낌이 참 좋습니다. 이제 곧 온 천지에 빨강 장미도 만발하겠지요. 

부디 이 화사한 봄날 성도들 모두가 예쁘고 하얀 이 드러내며 얼굴 가득 맑은 웃음 짓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길 바랍니다. 그래도 우리는 복 많이 받았습니다. 교회도 푸른교회인데다 유난히 꽃 많고 녹음 짙은 이 분당에서 살지, 거기다 넉넉한 농장인 웰빙촌까지 ….

 

한 권사님, 이 권사님, 노 집사님! 오늘 오후 채소밭에 풀 뽑으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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