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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남은 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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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agraph:p0001 -->
<p class="p1">아합 왕이 그의 아내 이세벨의 유혹으로 바알신앙에 깊이 빠지자 하나님이 엘리야 선지자를 통해 그를 책망하시며 앞으로 수년간 그 땅에 비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가뭄이 한창인 어느 날 아합 왕이 궁내대신 오바댜를 불러 이렇게 말합니다. &lt;이 땅의 모든 물의 근원과 냇가로 가자 그러면 말과 노새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니 내 소유인 짐승들을 잃지 않게 되리라&gt;(왕상 18:5). 살인적인 가뭄과 기근에 허덕이는 백성들보다도 자신의 말과 노새가 더 소중했던 아합 왕의 폭정 아래서 당시 백성들의 삶이 어땠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p>
<!-- paragraph:p0002 -->
<p class="p2"><br></p>

<!-- paragraph:p0003 -->
<p class="p2">사르밧의 어느 과부는 더 비참했습니다. 엘리야가 그동안 몸을 숨겼던 그릿 시냇가를 떠나 막 사르밧에 이르렀을 때 그녀는 마침 자신과 아들의 최후의 만찬을 준비하기 위해 처연히 나뭇가지를 줍고 있었습니다. 당시는 어디나 가뭄과 흉년으로 찌들어 있었고, 더구나 엘리야는 아합 왕의 수배를 받고 있던 터라 그곳까지도 몰래 숨어들어온 것인데 하필이면 또 곤궁하기 짝이 없는 과부 모자와 맞닥뜨린 것입니다. 오죽했으면 마지막 남은 한 줌 가루와 몇 방울의 기름으로 한 끼 식사를 하고 아들과 함께 미련 없이 세상을 하직할 생각까지 했겠습니까? 사정이 이토록 절박함에도 엘리야가 그녀에게 차마 못할 야박한 주문을 합니다. &lt;내게 물과 떡 한 조각을 가져오라!&gt; 마지막 사짓밥을 지어먹고 죽겠다는 사람에게 떡 한 조각을 가져오라니 벼룩의 간을 내 먹자는 수작이 아닌 다음에야 이럴 수는 없습니다. &lt;이 사람이 정말 선지자 맞아?&gt; 할 정도가 아닙니까. 그러나 태양이 영원히 식지 않을 듯한 기세로 대지를 불태우고, 희망이 흙먼지 속에서 말라비틀어진 풀포기처럼 널브러져 어디를 봐도 죽음뿐인 그 절체절명의 비극 속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lt;네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아니하고 네 병의 기름이 마르지 아니하리라&gt;(왕상 17:14). 그렇습니다. 여기에 바로 역사 속에서 행하시는 하나님의 기적의 비밀이 있습니다. 사르밧 여인은 그게 자신의 최후의 양식이었음에도 굶주려 쓰러지는 또 다른 생명에게 그 남은 한 줌의 사랑을 내민 것입니다. 그 결과 인간의 결단과 하나님의 역사가 만나 기적의 불꽃이 점화된 것입니다.</p>
<!-- paragraph:p0004 -->
<p class="p2"><br></p>

<!-- paragraph:p0005 -->
<p class="p2">아합 왕과 왕비 이세벨은 엘리야와 같은 하나님의 선지자들을 무수히 살해했습니다. 따라서 이제 누가 봐도 하나님의 역사는 쇠락의 길에 들어선게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예상치 못한 시각에 바로 그 꺼져가던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불길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저 유명한 갈멜산 대결에서도 홀홀 단신의 엘리야가 권력을 등에 업은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수백 명을 상대로 호쾌한 승리를 거두지 않습니까?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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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2"><br></p>

<!-- paragraph:p0007 -->
<p class="p2">하나님은 세상 모두가 바알을 따르느라 정신없는 와중에서도 비록 그 수가 미미할지언정 우리만큼은 끝끝내 믿음의 올 곧은 길을 가길 바라십니다. 대세라며 모두가 안락하고 평탄한 길을 찾아 몰려가더라도 우리들만큼은 이 좁고 험난한 길을 묵묵히 가길 간절히 원하고 계십니다. 하여 우리는 이 시대의 &lt;남은 자&gt;들입니다. 새 날, 새 일을 위해 기꺼이 양식이 되어 마땅한 자들입니다. 그래, 세상이 지금 목마르고 주리다는데 나 먹을 것도 없다며 나누지 못하겠노라고 사절하시겠습니까? 이 시대가 아무리 어둡다 해도 지금 우리에게 나뭇가지 두어 개비만 있다면 그것으로도 얼마든지 사랑의 불씨를 지필 수 있습니다. 세상 악이 아무리 크고 위협적이라 해도 지금 우리에게 가루 한 줌만큼의 선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새롭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세상 절망이 아무리 가뭄으로 갈라진 대지처럼 처참하다 해도 기름 몇 방울만큼의 희망만 있다면 얼마든지 생명의 떡을 구워 주린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마지막을 준비하던 &lt;죽음의 때&gt;가 도리어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lt;생명의 때&gt;로 반전 될 것이며, 사랑과 평화의 기근에서 오는 온갖 고통에서도 하나 둘 해방될 것이고, 우리의 &lt;통과 병&gt;에는 &lt;사랑의 가루&gt;와 &lt;소망의 기름&gt;이 차고 넘치게 될 것입니다.</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