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교회 아카이브

부활절 아침에 드리는 기도

주님,

새벽 이슬에 맨발 적시며 

미명의 길을 걸어 빈무덤 찾았을 막달라 마리아처럼

이 아침 저희도 그렇게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내가 사랑하기도 전에

벌써 나를 위해 목숨을 주신

그 사랑의 깊이 못다 헤아리며 당신을 찾아 갑니다.


어제는 밭에서 언 땅 헤집고 꼿꼿이 고개 쳐든 

연두빛 마늘 순을 보며 알싸한 새 생명의 기운을 느꼈습니다.

어느새 하얀 꽃잎을 드러낸채 떨고 있는 작디 작은 애기노루귀며

노오란 복수초, 자줏빛 얼레지 그 여린 잎사귀 하나하나마다 

당신의 얼굴이 웃고 계셨습니다.

상수리나무 숲에서 지저귀는 박새도 당신의 숨결을 전했습니다.

이렇듯 저희는 살아있는 모든 것에서 부활하신 당신을 만납니다.

세상 어디에나 계신 당신의 화안한 모습이 이 아침 더욱 눈물겹습니다.


이미 나비가 된 당신을

여전히 옛 애벌레의 모습에서 찾았던 막달라 마리아처럼,

함께 길을 가면서도 여전히 당신을 알아채지 못했던 

엠마오의 제자들처럼 저희도 여태 그렇게 살아 왔습니다.

이제 저희 안에 가둬 둔 캄캄한 돌무덤을 활짝 열어주십시오.

저희의 하루하루가 어둠에서 나와 빛으로 걸어가는

부활의 아침이게 하십시오.


온 천하에 부활의 생명이 가득차서

죽은 자 살아나고 산 자 싱싱한 표정 지으며 돌아와,

빈 무덤 바라보며 철철 울던 막달라 마리아를 향해

‘마리아야’ 부르시던 그 뜨거운 음성을 듣게 하십시오.

다락방에 숨어 안으로 문 잠근 채 떨고 있던 제자들을 향해

‘너희에게 평화가 있으라’ 하신 그 격려의 음성을 듣게 하십시오.

주님 부활 만세!  우리 부활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