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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레트 신화

대개 남자들이 그렇듯 저도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바로 간밤에 까칠하게 자란 수염을 미는 일입니다. 그건 성가신 일이긴 해도 옛날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편리해진 겁니다. 전에는 면도날이 무뎌지면 누구나 숫돌이나 혁대에 다시 갈아서 써야했습니다. 우리나라 동네 이발소에서는 얼마 전까지도 그렇게 사용했습니다. 면도기 날을 갈아 끼우는 방식의 안전면도기를 최초로 고안해 낸 사람은 킹 질레트(King Camp Gillette 1855-1932)입니다. 그게 1901년, 110년 전인데 지금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지구촌 1억 7천만 남성들이 질레트로 면도를 했고, 세계 면도기 시장의 70%를 질레트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세일즈맨이었던 질레트는 어느날 아침 면도를 하기 위해 무뎌진 면도날을 숫돌에 벼르다말고 번개같이 머리를 스치는 아이디어 하나를 착상합니다. <면도날을 끼워 사용하다 날이 무뎌지면 버리고 다시 새 것을 갈아 끼우는 면도기가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그때부터 그는 일회용 면도기 개발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그 일에 자그마치 6년이나 걸렸다. 얇은 철판을 담금질해 평면을 유지하되 힘을 줘도 휘어지지 않게 가공할 줄 아는 기술자를 찾아 보스톤에서 뉴욕과 뉴어크까지 다 뒤지고 다녔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비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리석게도 나는 면도기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는 데다 강철에 대해서는 더더욱 모르고 있었다. 더구나 나의 면도기가 성공하기 전까지 그 어떤 고난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 하지만 나는 또 그만둬야 한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만약 내가 기술교육을 받은 사람이었더라면 그 정도에서 그만 두거나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무지개 너머 황금 동산’을 믿는 몽상가였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이라면 발도 들여놓지 않았을 길을 계속 걸었던 것이다. 그것이 오늘날의 질레트가 있게 된 유일한 이유다>(p. 173, 마켓리더의 조건, 제러드 J. 텔리스 외 지음, 최종옥 옮김, 시아출판사). 

질레트 신화는 혁신적인 제품 하나를 만드는 일도 <비전>과 <끈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 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면도기가 시제품에 이어 대량 생산되어 처음 시중에 나온 1903년에는 겨우 51개가 팔렸을 뿐이었으나 1908년에는 1백만 개, 그리고는 곧 세계 시장을 석권한 최고의 우량기업 질레트.


사실 질레트의 그 아이디어는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염을 깎고 면도날을 숫돌에 갈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음직한 발상이었을 뿐인데 유독 그가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질레트는 자기의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모험을 단행했고, 또 수많은 장애물을 넘었으며, 끝까지 포기하기 않았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며 연구를 접으라고 했고, 그렇게 얇은 금속으로 면도기를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며 더 이상 돈과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럼에도 그는 확실한 비전과 끈기 있는 도전과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최선을 다해 마침내 성공신화를 이룬 것입니다. 


흔히 새해를 맞고, 또 한 해를 살아야 하는 일이 무슨 태산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문득 그런 의문을 갖게 됩니다.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견디고 노력하고 기도해야 내 꿈을 실현할 수 있을까.> 부디 비전에 대한 더욱 확고한 신념을 가지십시오. 하나님마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요즘, 여러분들의 마음속에 더 큰 하나님의 꿈을 기리는 결단과 끈기가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