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를 마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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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밤 자정 송구영신예배와 함께 지난 27년 8개월간의 목회사역을 모두 내려놓습니다.
그러나 후련하고 개운하기보다는 오히려 조금은 무겁고 아쉽고 송구한 맘이란 게 지금 저의 솔직한 심경입니다.
목회란 고도의 전문적이고도 영적인 사역인데 사실 저의 소양과 역량은 거기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칼럼집 머리말에서도 밝혔듯 저는 끝까지 아마추어 수준밖에는 못됐습니다. 그래서 늘 어설펐고 서로가 힘들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훌륭한 목회자를 찾아 제대로, 그리고 보다 더 안정적으로 신앙생활하시기 바랍니다.
푸른교회와 저는 깨끗이 잊어버리십시오.
새해와 함께 새로운 교회, 새로운 목회자, 새로운 믿음의 이웃들을 만나 새롭게 시작하는 겁니다.
어디서든 푸른교회가 표준이 되거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푸른교회는 이랬는데 여긴 왜 아닌가 하시며 불만스러워 하시면 안 됩니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도 있잖습니까?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란 책이 있습니다.
익숙한 것들과 과감하게 결별해야 비로소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내용인데 너무도 당연한 얘기 같지만 사실 현실 속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얘깁니다.
우리는 모두 새로운 것,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경계와 두려움이 적지 않고 변화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 또한 생각보다 완강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나이가 들수록 더 합니다.
변화를 몹시 거북해 하고 낯선 것에 대한 공포심이 발동해 뭐든 익숙한 데 그냥 머물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익숙함에 만족하고 계속 거기에만 머무는 동안 우리의 뇌는 점점 더 퇴화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움이나 모험을 피하려는 무의식적 욕구만 강해진다고 합니다.
<No risk, no gain>(모험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새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결단이 바로 이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익숙함의 <안락>보다는 새로움의 <불편>을 결단하시는 새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교회란 믿음의 공동체이므로 우리의 인연은 결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개인적으로는 다시 만나 뵐 기회가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천국에서는 다 새롭게 뵐 수 있습니다.
모쪼록 그때까지 잘 지내시고 더욱 믿음 관리 잘 하셔서 모두가 천국에서 다시 뵙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2023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강건하십시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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