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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내려놓기

며칠 전 OECD가 발표한 <코로나19 위기의 정신건강 영향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대부분의 OECD 회원국에서 코로나 이전에 비해 우울증 환자들이 크게 늘었는데 특히 우리나라가 36.8%로 그 증가율이 가장 높다는 것이고, 더 우려스러운 것은 우울증 치료율조차도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라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어느 가장이 초등학생인 딸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아내와 함께 차를 몰아 바다로 들어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심심찮게 일어나곤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이후 20년이 다 되도록 자살률도 부동의 1위였지만, 가족 단위 등의 <집단 자살률>도 압도적인 세계 1위를 고수해 왔습니다. 

 

작년 한 해 우리나라에서는 인구 10만 명 당 25.7명이 자살해 총 1만 3천여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이는 OECD 평균의 2.2배에 달합니다. 

2021년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947명이었고,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4,708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이 보다 세 배나 더 많았던 셈입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론 지금 우리가 처한 환경과 삶의 조건이 최악인 건 맞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여러 가지 염려와 불안과 우울한 정서를 쉽게 떨치지 못한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이런 부정적인 지표들은 지금 우리에게는 교통사고나 <코로나19> 사망자보다도 오히려 우울증과 자살자 문제가 더 큰 사회적 과제라는 사실을 강변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텍사스 대학의 <크리스틴 네프>(Kristin Neff) 교수는 <우리는 자신에게 좀 더 친절하고 관대해지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누구나 우울증의 덫에 빠질 수 있다>며 <실패나 좌절, 고통을 당할 때 비관하고 자책하는 대신 자신을 좀 더 친절하게 토닥여주는 너그러움이 꼭 필요하다>고 했고, 그걸 그는 <자기 자비>(selfcompassion)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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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유독 자신의 실수나 잘못은 잘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굳이 완벽주의자가 아니어도 우리는 거의 병적으로 자신에게 인색하고 또 엄격합니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근심이 끝나면 또 다른 근심거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밤에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늘 불안감에 사로잡혀 지냅니다. 

 

그리고 그런 우울감과 불안감은 당연히 신앙생활에도 큰 걸림돌이 됩니다. 

지나치게 현상적인 것에만 연연해 하나님의 뜻이나 말씀보다는 늘 자신의 판단이나 감정, 경험에 의존하는 우를 범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공중의 새를 보라, 저 들의 백합화를 보라>고 하시며 <내일 일은 염려하지 말라>(마 6:34)고 하셨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고도  하셨습니다. 

<화엄경>에도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고 했습니다. 

 

괴테의 <파우스트> 제5막에는 회색의 여인 넷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곧 <결핍> <죄악> <곤궁> 그리고 <근심>(Angstzustande)입니다. 이는 다 무의식 속에서 끊임없이 부정적으로 작동하며 인간을 파멸하는 콤플렉스들의 원형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그 넷 중 가장 쉽게 우리 안에 흘러들어와 무장을 해제시키는 주범이 바로 <근심>이라는 것입니다. 파우스트도 결국은 좁은 열쇠구멍을 통해 들어온 <근심>의 입김에 눈이 멀어 모든 것을 잃게 되잖습니까? 

 

이제 갖가지 근심 걱정을 다 내려놓읍시다. 

불안과 두려움도 내려놓읍시다. 

사랑과 따뜻한 이해로 자신에게 더욱 귀를 기울입시다. 

늘 나와 함께 있었지만 잘 알아주지도, 사랑해주지도 못한 내 안의 나를 만납시다. 

나와 자주 이야기 하고, 좀 더 나를 진지하게 받아들입시다. 

 

오늘, 눈을 감고 내 안의 나를 바라보며 이렇게 인사를 건네 봅시다. 

<안녕! 잘 지냈니? 

그동안 날 기다려줘서 고마워! 

우리 앞으로는 잘 지내자! 

두려워하지도 말고, 불안해하지도 말고, 걱정도 근심도 다 내려놓고, 용감하게 씩씩하게 사는 거야! 어때?!>

 

평안한 주말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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