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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agraph:p0001 -->
<p>멀쩡한 세상 때문에 미쳐버린 화가 빈센트 반 고흐. <br>아를르의 노란색 집에 살던 35세의 고흐를 사람들은 미치광이 빨강머리 라고 불렀습니다. 자신의 오른쪽 귀를 댕강 잘라버리고 생 레미 정신병원에서 권총 자살로 37세의 생을 마감한 화가. 그의 그림에는 아직도 채 마르지 않은 화가의 영혼이 담겨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물감이 묻어 날 듯한 두꺼운 질감과 거친 붓질, 고흐의 그림에는 당시 그가 바라 본 세상이 고스란히 옮겨져 있으며, 그것은 그가 남긴 말만큼이나 인상적입니다.<br>&lt;멀쩡한 세상이 나를 미치게 한다&gt;</p>
<!-- paragraph:p0002 -->
<p>저는 요즘 우리의 현실을 바라보며 고흐의 &lt;별이 빛나는 밤&gt;만큼이나 심한 현기를 느낍니다. 화가의 감정이 오롯이 화폭에 이입되어 보는 이 마저도 어질어질하게 하는 풍경. </p>
<!-- paragraph:p0003 -->
<p>도대체 왜 이 야단들입니까? 우리가 언제부터 쇠고기를 먹으며 살았다고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로 이렇듯 온 나라가 들썩이는 겁니까? 누가 우리의 모든 선택권을 박탈하고 미국산 쇠고기를 강제로 먹이기라도 했단 말입니까? 이것은 어차피 각자의 여건과 취향에 따른 선택의 문제고, 원산지와 월령 표시에 대한 우리의 감독과 실천의지의 문제 아닙니까? 막말로 싫으면 안 먹으면 그만입니다.</p>
<!-- paragraph:p0004 -->
<p>지난 10일 벌어진 서울 도심의 대규모 촛불집회로 광화문과 세종로 일대의 일부 학교들이 단축 수업까지 하며 조기귀가 조치를 취했다고 합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시판도 되기 전에 이미 온 국민이 광우병에 걸린 듯 생난리입니다. 솔직히 저는 이미 20년 전부터 동물성 사료를 이용해 온 우리 한우의 안전성이 더 염려됩니다. 그동안 단 한 번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을 뿐이지 한우라고 광우병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턱은 없습니다. 저는 또 촛불의 위력이 이렇게 대단한 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촛불 앞에서 이미 새 정부가 투항을 했습니다. 내각은 무너졌다고 봐야 하고, 공기업 민영화 같은 새 정부의 주요정책도 다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합니다.</p>
<!-- paragraph:p0005 -->
<p>&lt;광우병 국민대책회의&gt;라는 단체는 20일까지 정부가 쇠고기 전면 재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정권퇴진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가관입니다. 우선 &lt;국민대책회의&gt; 라는 것이 엊그제처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정부를 부정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그런 권한을 누가 줬는지 묻고 싶습니다.</p>
<!-- paragraph:p0006 -->
<p>쇠고기 재협상을 주권자들의 명령이라고 주장하나본데 그럼 &lt;국민대책회의&gt;는 대체 어떤 주권자들로부터 어떤 절차와 형식으로 그 대표성을 위임받았는지 답하기 바랍니다. 이 나라 대의민주주의는 터무니없이 쇠고기 문제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국민을 대신해 문제를 해결하고 갈등을 풀어야 할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고, 야당은 촛불민심에 편승해 거리정치에 가담했으며 여당과 식물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대안도 없이 직무를 유기하고 있습니다. </p>
<!-- paragraph:p0007 -->
<p>살인적인 유가와 원자재가 폭등으로 물가는 치솟고,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는 멈춰서고, 가장 실업자 100만 시대의 도래로 힘들어 못살겠다는 서민들의 아우성은 곳곳에서 넘쳐나는데 때아닌 쇠고기에 목숨건 사람들로 나라가 더욱 기운을 소진하고 있습니다.<br>오, 주여!</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