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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사냥

 잔 다르크(Jeanne D'arc)는 프랑스 북부의 농촌 마을 <동레미>에서 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났는데, 16세가 되던 해 <프랑스를 구하라>는 천사의 계시를 받고 당시 한창이던 영국과의 백년 전쟁에 참전합니다. 그녀는 담대한 믿음으로 언제나 맨 앞에서 싸웠고, 또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둬 일약 프랑스 군대의 영웅이 되지만 <꽁피에뉴> 전투에서 그만 적의 포로가 됩니다. 

 

당시 영국군은 고민에 빠집니다. 그녀를 죽이면 프랑스 국민들의 큰 분노를 사 전쟁이 더욱 힘들어 질 수도 있고, 살려 보내면 프랑스 군대가 사기충천하여 전세가 되레 영국군에 더 불리해질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프랑스 왕 샤를 7세와 귀족들은 잔 다르크의 용맹과 명성을 시기해 그녀의 구명을 위해 전혀 힘쓰지 않았습니다. 결국 영국은 그녀를 마녀로 몰아 종교재판에 회부합니다. 즉 사제들만이 받을 수 있는 계시를 어린 소녀가 받았다고 한 것은 곧 자신이 마녀임을 자백한 것이라며 1431년 노르망디 루앙 광장에서 화형에 처하는데, 그때 그녀의 나이는 19세였습니다. 

 

14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약 3, 4백 년간 유럽에서 마녀 사냥으로 처형된 여성의 숫자는 무려 50만 명이 넘었습니다. 일단 마녀로 낙인이 찍힌 사람은 아무리 자신이 마녀가 아니라고 부인해도 소용없었습니다. 끔찍한 고문이 가해졌고 보통은 그 고문에 못이겨 자신이 마녀가 맞다고 시인함으로써 재판이 종료되는데 마지막 판결문에는 항상 아주 구체적인 죄목이 적시됩니다. 

<날씨를 어지럽혀 그해 농작물을 망친 죄, 가뭄이나 홍수를 부른 죄, 페스트 같은 감염병을 퍼뜨린 죄, 마을의 아무개 귀족의 아들을 병들게 하여 죽게 한 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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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사냥은 처음부터 종교재판이 아니라 날조되고 기획된 정치 재판이었습니다. 종교적 기득권자들과 정치적 지배 계층이 그때그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극적 상황들을 수습하고 민심을 달래기 위해 자연재해로 흉년이 든 것도,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발생도, 심지어는 전쟁이나 대형 화재 같은 인재도 다 마녀의 짓이라며 힘없는 한 여성에게 사람들의 모든 분노와 불만을 쏟아 붓게 한 후 처형했던 유럽의 잔혹한 흑역사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마녀 사냥>이 과연 중세 때만 있었을까요? 어떤 특정인을 음해하며 집단적으로 괴롭히고 매장하는 현대판 마녀 사냥은 특히 유튜브나 온라인상의 정보 파급력이 강화된 요즘 훨씬 더 심각하고 위협적입니다. 지금도 SNS상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처절한 마녀 사냥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익명성 뒤에 숨은 다수가 신상털이에서부터 온갖 무자비한 공격과 뭇매질로 한 개인을 완전히 매장하거나 파멸하는 일은 지금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8장에 보면 간음하는 여인을 그 현장에서 사냥해온 사람들이 주님께 묻습니다.

<율법은 이런 여자를 돌로 치라 했는데 당신은 어떻게 말하겠는가?>

주님은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먼저 치라> 하시므로써 손에 손에 돌을 들고 흥분하던 군중들로부터 극적으로 그 여인을 구하셨습니다. 물론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하신 걸 보면 주님도 그 여인의 범죄 사실 자체를 부정하신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겠다>고하셨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비록 죄 짓다 그 현장에서 잡혀 온 자라해도 살아 있는 한은 그에게도 여전히 내일이 있고, 희망이 있다는 뜻입니다. 살아 있는 한은 여전히 가능성의 존재라는 것입니다. 실제 어거스틴의 해석이나 가톨릭의 오랜 전통처럼 그녀가 정말 막달라 마리아였다면 생각해 보십시오. 

 

비록 오늘은 간음하다 잡혀왔지만 내일은 다시 성녀로 거듭나지 않습니까? 오늘 돌에 맞아 죽을 뻔한 마녀가 내일은 부활하신 주님을 최초로 뵙고 그 사실을 제자들에게 전한 부활의 첫 증인이 되지 않습니까? 이렇듯 주님은 유대인들의 함정에 빠지지 않음으로써 마녀 사냥에 가담하지 않으셨을 뿐 아니라 잔인한 그들의 먹잇감이 된 여인을 구출하사 성녀가 되게 하셨습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금 우리 사회에는 <마녀 사냥>이 극성입니다. 집단 히스테리인 마녀 사냥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무차별 사이버 공격을 가해 인격 살인을 하는 악성 범죄 행위입니다.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또 다른 신박한 마녀 사냥의 좌표를 찾아 온 세상을 헤매겠지만  우리 믿는 자들은 결코 그들의 선동에 춤추지 않아야 합니다. 

믿음의 사전에는 <마녀 사냥>이 없음을 깊이 명심할 일입니다. 

원문 자료와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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