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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세치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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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agraph:p0001 -->
<p class="p1"><span><span class="s1">사람들은 흔히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상대의 얼굴을 보고 판단하지만 저의 경우는 먼저 말본새를 보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가늠합니다. 그래서 말이 괜찮으면 일단<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마음의 빗장이 풀리지만 말투가 거칠고 경박하면 경계하게 되고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게 됩니다.</span></span></p>

<!-- paragraph:p0002 -->
<p class="p2"> </p>

<!-- paragraph:p0003 -->
<p class="p1"><span><span class="s1">다시 정치 계절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04 -->
<p class="p1"><span><span class="s1">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대권 도전을 선언한 여야 후보들의 현란한 혀의 향연이 막을 올린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내뱉은 말들이 부메랑이 되어 언젠가는 내게로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수많은 사례를 통해 잘 봐왔습니다.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한 말이 올무가 되어 곤경에 처하기도 하고 또 파멸하기도 합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05 -->
<p class="p1"> </p>

<!-- paragraph:p0006 -->
<p class="p1"><span><span class="s1">논어가 가르치는 &lt;군자&gt;란 곧 &lt;입을 잘 다스리는 자&gt;입니다. &lt;군자&gt;의 &lt;군&gt;(君)은 다스릴 &lt;윤&gt;(尹) 밑에 입&lt;구&gt;(口)자가 놓여 있습니다. 이는 곧 세 치 혀를 잘 건사하면 유능한 정치 지도자가 되지만 혀를 잘못 놀리면 군자는커녕 한순간 소인으로 전락해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07 -->
<p class="p1"><span><span class="s1">&lt;품격&gt;(品格)이란 말도 그렇습니다. &lt;품&gt;(品)은 입&lt;구&gt;(口)자 세 개를 포개 놓은 것입니다. 즉 누구나 자신의 입으로 내뱉는 말이 쌓여 마침내는 그 사람의 &lt;품격&gt;이 된다는 의미입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08 -->
<p class="p1"> </p>

<!-- paragraph:p0009 -->
<p class="p1"><span><span class="s1">성경의 가르침도 그와 다르지 않습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10 -->
<p class="p1"><span><span class="s1">야고보서는 &lt;혀는 곧 불이요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른다&gt;(3:6)고 했고, &lt;혀에는 사람을 죽이는 독이 가득하다&gt;(3:8)고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잠언은 &lt;사람의 죽고 사는 것이 다 혀에 달렸다&gt;(18:21)고 했습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11 -->
<p class="p1"> </p>

<!-- paragraph:p0012 -->
<p class="p1"> </p>

<!-- paragraph:p0013 -->
<p class="p1"><a href="http://thegreen.or.kr/./files/attach/images/64/247/059/4de1c0d70eaa087b40a31404425e0751.jpg" class="image-placeholder">lilies-6372060_1280.jpg</a></p>

<!-- paragraph:p0014 -->
<p class="p1"> </p>

<!-- paragraph:p0015 -->
<p class="p1"> </p>

<!-- paragraph:p0016 -->
<p class="p1"><span><span class="s1">박찬욱 감독의 영화 &lt;올드 보이&gt;는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사설 감옥에 갇힌 오대수(최민식)와 그를 가둔 이우진(유지태) 사이에 벌어지는 처절한 복수극입니다. 그런데 오대수는 영화 마지막쯤에 가서야 비로소 자신이 왜 그토록 가혹한 형벌을 받게 됐는지를 깨닫게 되는데, 그것은 한마디로 &lt;세치 혀의 죗값&gt;이었습니다. 결국 오대수는 자신에게 15년간의 독방형을 내린 이우진의 발 아래 엎드려 &lt;자기는 개보다 못한 인생&gt;이라며 스스로 자기의 혀를 자르는 엽기적인 반성을 합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17 -->
<p class="p1"> </p>

<!-- paragraph:p0018 -->
<p class="p1"><span><span class="s1">소설 &lt;몬테 크리스토 백작&gt;의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는 &lt;너를 찌르는 것은 칼이 아니라 너의 과거&gt;라고 했습니다. 지난 날 뱉은 내 말들과 행위가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 내 자신을 찌르는 치명적인 칼끝이 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가장 세심하게 관리해야 할 리스크는 바로 자신의 &lt;세치 혀&gt;입니다.</span></span></p>

<!-- paragraph:p0019 -->
<p class="p1"> </p>

<!-- paragraph:p0020 -->
<p class="p1"><span><span class="s1">저는 가끔 밥을 씹다 혀를 깨뭅니다. 분명 잘 씹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혀와 이빨의 협업이 얼그러지면서 혀는 혀대로 이는 이대로 놀다 결국 그런 일이 벌어지는데 그 때마다 몇 초 동안은 눈물이 핑 도는 아픔을 겪어야 합니다. 이렇듯 내 입 속의 세치 혀조차 내 맘대로 못하는데 하물며 나랏일이겠습니까?</span></span></p>

<!-- paragraph:p0021 -->
<p class="p1"> </p>

<!-- paragraph:p0022 -->
<p class="p1"><span><span class="s1">대선판에 뛰어든 정치인들에게 충고합니다. 한순간의 말 재주나 혹세무민하는 궤변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훔치려는 생각은 아예 마십시오. 한 방에 훅 가는 수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결국 누군가는 세치 혀 때문에 망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혀 때문에 흥할 것입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23 -->
<p class="p1"> </p>

<!-- paragraph:p0024 -->
<p class="p1"><span><span class="s1">&lt;어리석은 말이나 남을 희롱하는 말이 마땅치 아니하니 ... 누구든지 헛된 말로 너희를 속이지 못하게 하라&gt;(엡 5:4,6).<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