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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감옥에 울려퍼진 &lt;피가로의 결혼&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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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gistered_at": "2021-05-07T15: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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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agraph:p0001 -->
<p class="p1"><span class="s1"><span>지난 어린이 날 오후 넷플릭스에서 &lt;쇼생크 탈출&gt;을 봤습니다.</span><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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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1"><span class="s1"><span>그간 열 번도 더 본 듯한 영화를 또 봤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lt;인생 영화&gt;로도 삼을 만한 &lt;쇼생크 탈출&gt;은 모건 프리먼이 연기한 &lt;레드&gt;라는 고참 재소자의 내레이션으로 전개됩니다. 그는 무엇이든 사제 물건을 구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교도소 내 터줏대감으로 &lt;앤디&gt;(팀 로빈스)가 부인 살해 누명을 쓰고 쇼생크에 입소했을 때는 이미 20년째 복역중이었습니다.</span><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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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1"><span class="s1">앤디는 은행 간부 경력과 영민한 두뇌로 아주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어느 날 건물 옥상 바닥에 타르를 칠하는 사역을 하다 교도관 중 가장 잔혹한 해들러의 세금 얘기를 듣습니다. 즉 자기의 백만장자 동생이 죽으면서 남긴 유산 3만 5천 달러의 세금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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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1"><span class="s1"><span>앤디는 그 교도관에게 다가가 뜬금없이 &lt;당신은 부인을 믿으십니까?&gt;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말에 열 받은 해들러는 당장 죽여버리겠다며 앤디의 멱살을 잡고 옥상 난간으로 밀어붙이는데 그 위기의 순간에도 앤디는 &lt;부인에게 그 유산을 증여하면 세금 전액을 면제받을 수 있다&gt;며 복잡한 서류작업은 자기가 처리해 줄테니 대신 지금 여기서 일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맥주 3병씩만 제공해 달라고 합니다. 그날 레드를 비롯한 앤디의 동료 재소자들은 5월의 따뜻한 햇볕 아래서 얼음통에 담긴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꿈같은 자유를 만끽합니다.</span><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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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1"><span class="s1"><span>그러나 레드의 눈에는 앤디야말로 언제나 위험한 사람이었습니다. 교도소에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재소자들은 부질없는 희망보다 절망에 더 익숙해져야 하고, 기대보다 체념을 배워야 하는데 앤디는 자유를 꿈꾸고 묘한 미소를 띠며 늘 희망을 품고 사는 듯 보였기 때문입니다. 앤디는 노튼 소장이 부정하게 긁어모은 돈도 깨끗이 세탁해주고, 또 그걸 크게 불려줍니다. 대신 소장은 앤디에게 여러 가지 편의와 특혜를 베풀며 마치 자신의 개인 비서처럼 부립니다.</span><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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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1"><a href="http://thegreen.or.kr/./files/attach/images/64/049/059/c3631e2dade5cf2fe29534d5e936d04b.jpg" class="image-placeholder">img1.daumcdn.jpg</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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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1"><span class="s1"><span>어느 날 교도소의 각종 도서자료를 정리하던 앤디가 모차르트의 &lt;피가로의 결혼&gt; LP판 한 장을 발견하고는 교도소장의 방에 들어가 안으로 문을 잠근 채 축음기에 판을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교도소 전체로 나가는 방송 스위치를 켭니다. 그러자 쇠창살로 둘러쳐진 회색 담장 안에 갑자기 유명한 아리아 &lt;저녁 산들바람 부드럽게&gt;가 소프라노의 청아한 목소리에 실려 교도소 구석구석까지 울려퍼졌습니다.</span><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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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1"><span class="s1">순간 쇼생크의 모든 죄수들이 멈춰서서 그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거의 충격에 가까운 감동을 받는데, 그 대목에 대한 레드의 내레이션은 이렇습니다. &lt;노래가 아름다웠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슴이 아팠다. 꿈에서도 생각할 수 없는... 높은 곳에서 아름다운 새들이 날아가는 것 같았다. 교도소의 벽들도 무너지고 그 짧은 순간 쇼생크는 모두 자유를 느꼈다.&gt;</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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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1"><span class="s1"><span>앤디의 마지막 탈옥은 희망과 자유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똥과 오물로 범벅이 된 450m의 좁은 오수관을 기고 또 기어 그가 그토록 염원했던 자유의 공간에 도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의 그 탈옥 장면에서 깊은 인상을 받는 것은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그렇게 길고 어두운 오수관을 기어가는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입을 꽉 다물고 악취를 견뎌가며 끝까지 기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고통스런 과정마저도 내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며 끝까지 기는 겁니다.</span><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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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1"><span class="s1"><span>오수관에서 필사적으로 빠져나온 앤디가 드디어 어둠 속에서 양팔을 벌린 채 쏟아지는 장대비를 맞으며 자유를 만끽합니다.</span><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p>

<!-- paragraph:p0021 -->
<p class="p1"><span class="s1">부디 우리도 하루 속히 이 팬데믹의 어둡고 긴 오수관을 빠져나가 &lt;앤디&gt;처럼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하늘을 향해 맘껏 자유를 심호흡하게 되길 빕니다.</spa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