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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노블레스 오블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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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agraph:p0001 -->
<p class="p1"><span class="s1">지난 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복무 특혜 시비로 여야가 한창 논란을 벌이고 있을 때 벨기에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18세의 엘리자베스 공주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하여 군사훈련을 받는 사진이 보도돼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습니다.</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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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2"><span class="s1">공주는 전혀 특별대우를 받지 않고 다른 훈련병들과 똑같이 진흙탕을 기며 포복을 하고, 철조망 장애물 넘기며 외줄타기 도강, 사격훈련까지 다 받았습니다. 툭하면 논란을 빚는 우리 사회 지도자 자녀들의 특혜 시비와 반칙을 생각하면 신선하다 못해 몹시 부러운 뉴스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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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2"><span class="s1">지난 달 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라는 사람이 외교부의 해외여행 자제권고도 무시하고, 또 단군 이래 최초로 추석 귀성까지도 포기한 채 집에 갇혀 지내는 절대 다수 국민들의 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12만 달러짜리 요트를 구입해 미국 동부 해안에서 카리브해까지 여행할 계획이라며 출국을 강행했습니다. 출국장에서 &lt;공직자 가족으로서 부담이 되지 않느냐?&gt;는 기자의 질문에 이일병 왈 &lt;다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건 그게 뭐 그리 중요하냐?&gt;고 했고, 여당은 강 장관 자신이 아닌 배우자일 뿐이고, 또 남의 사생활을 침해한 언론의 부적절한 취재가 더 문제라며 반격했습니다.</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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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2"><span class="s1">지위가 높고 부와 권력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사회적, 도덕적 책무에 더 충실하고 솔선해야 한다는 서구의 오랜 전통을 우리는 &lt;노블레스 오블리주&gt;(Noblesse Oblige)라고 합니다.</span><span class="s2"> 이 덕목의 기원은 영국과 프랑스 간의 백년전쟁(1337-1453)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span><span class="s1">영국 왕 에드워드 3세가 도버해협에 인접한 소도시 &lt;깔레&gt;(Calais)를 포위하고 1년 가까이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결국 깔레는 식량이 바닥나고 지원군이 끊기면서 1347년 항복을 선언합니다. 에드워드 3세는 깔레의 항복을 접수하며, &lt;그러나 누군가는 그동안 영국군에 입힌 피해를 책임져야 한다&gt;며 교수형에 처할 6명의 시민을 깔레가 스스로 선정하라고 요구합니다. 시청 앞 광장에 모인 깔레 시민들이 깊은 고뇌에 빠져 모두가 할 말을 잃고 있을 때 놀랍게도 당시 깔레의 최고의 부호로 알려진 &lt;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gt;가 가장 먼저 자원하고 나섰습니다. 그러자 시장인 &lt;장데르&gt;, 법관인 &lt;피에르 드 위쌍&gt;과 그의 아들, 그리고 또 다른 시의원 두 사람이 나서 희생제물 6명을 모두 채웠습니다.</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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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2"><span class="s1"><a href="http://thegreen.or.kr/files/attach/images/64/396/058/17d00d089af0d61fd75a23737a635dec.jpg" class="image-placeholder">스크린샷 2020-10-30 오전 10.05.53.jpg</a></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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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2"><span class="s1"><span>처형 당일 6명의 교수형 자원자들이 자신이 달릴 밧줄을 목에 건 채로 형장에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형을 집행하려는 그 마지막 순간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왕의 형 집행 정지 특명이 내려져 그들 모두가 극적으로 죽음을 면하게 된 것입니다. 우선은 영국 왕 에드워드 3세가 그 교수형 자원자들의 면면을 보고 받고 그들의 희생정신과 책임의식에 감복했고, 다음은 왕비였던 &lt;필리파&gt;(Philippa of Hainault)가 만약 지금 저들을 처형하면 자신이 임신한 아기에게 어떤 화가 미칠지도 모른다며 왕에게 간곡히 선처를 호소했기 때문이었습니다.</span><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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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2"><span class="s1"><span class="Apple-converted-space"><br></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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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2"><span class="s1"><span>바로 이 유명한 역사적 사건에서 &lt;노블레스 오블리주&gt;란 말이 유래된 것입니다. &lt;노블레스&gt;란 닭 벼슬, &lt;오블리주&gt;란 달걀의 노른자를 가리키는데 이 두 단어가 합성되어 &lt;닭의 사명은 자신의 벼슬을 과시하는 데 있지 않고 알을 낳는 데 있다&gt;는 뜻으로 한 사회의 지도층은 남의 존경과 대접을 받고 명예를 누리는 만큼(노블레스) 반드시 남다른 도덕적 책임(오블리주)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span><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p>
<!-- paragraph:p0016 -->
<p class="p2"><span class="s1"><span class="Apple-converted-space"><br></span></span></p>
<!-- paragraph:p0017 -->
<p class="p2"><span class="s1"><span>이처럼 서구 사회의 오랜 전통은 가진 자, 지도층이 더 많이, 더 엄격하게 책임을 지는 &lt;노블레스 오블리주&gt;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도 많이 가진 자나 지도층, 권력가일수록 더 이기적이고 더 무책임하고 더 초법적, 특권적, 반칙적이라는 데 다수 보통 사람들의 심한 좌절과 절망이 있습니다.</span><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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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span class="s1"></span><br></p>
<!-- paragraph:p0019 -->
<p class="p2"><span class="s1">어느덧 찬바람 부는 11월, &lt;노블레스 오블리주&gt;의 영원한 모범이신 주님을 생각하며 올 연말에도 나보다 더 힘든 이웃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합시다.</spa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