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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11월 첫 주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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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agraph:p0001 -->
<p><span><span class="s1">가을이 더욱 깊어져 온 천지가 짙은 계절색으로 물든 11월입니다.</span></span></p>

<!-- paragraph:p0002 -->
<p><span><span class="s1">하늘도, 산도, 들도 오색 창연한 빛으로 현란한 요즘, 벌써 외투를 챙겨야 할 만큼 공기도 차가워졌습니다. 11월은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8일)이 있고, 첫눈이 온다는 소설(22일)도 있어서 이를테면 겨울왕국을 향해 출발하는 열차와도 같습니다. 또 수능이 있고, 그 수능 일정에 맞춰진 우리 교회의 &lt;4주간 특새&gt;도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춥고, 무겁고, 비장하고, 살짝 부담스러운 달이기도 하고, 공휴일이 없어서 그림 없는 책처럼 누군가는 좀 지루해 할 수도 있는 달입니다. 아, 참! &lt;11.11&gt;, 빼빼로데이가 있네요. 상술이 만든 억지스런 날이긴 해도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감사하자는 거니까 애교로 봐주시길...</span></span></p>

<!-- paragraph:p0003 -->
<p><span><span class="s1">그런데 우리 믿는 사람들에게는 11월이 결코 지루하거나 무미건조한 달이 아닙니다. 야구에서 마무리 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듯,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에서 한 해의 성패를 좌우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8번 타자가 출루하면 희망이 커지듯 11월을 잘 요리하면 그야말로 한 해를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고, 또 새해에 대한 기대와 희망도 그만큼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패색 짙던 야구가 8회에 역전 흐름을 잡아 기적 같은 반전 드라마를 연출하듯 이 11월에는 올 한 해 판세를 뒤집을 수도 있는 한 방의 기회가 숨어 있기도 합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04 -->
<p><span><span class="s1">그동안 번번이 실패했던 일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도전해 볼 수 있는 달이자 목표 달성에 지지부진한 점들을 반성하며 남은 힘을 모두 집중하기에도 좋은 달이어서 그렇습니다. 따라서 12월에 있을 주님과의 연말결산을 준비하는 우리로서는 어쩌면 이 11월이 가장 진지하고 결정적인 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며, 그런 의미에서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lt;달란트 비유&gt;야말로 특히 이 11월에 잘 어울리는 말씀 같습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05 -->
<p><span><a href="http://thegreen.or.kr/./files/attach/images/64/947/056/f87c45e6b3573dd627bf326b6192f273.jpg" class="image-placeholder">parable of talents.jpg</a></span></p>

<!-- paragraph:p0006 -->
<p><span>Willem de Poorter's The Parable of The Talents or Minas (Narodni Galerie, Prague)</span><br>
 </p>

<!-- paragraph:p0007 -->
<p><span><span class="s1">어떤 주인이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나면서 세 사람의 종에게 각각 5달란트, 2달란트, 1달란트의 돈을 맡겼다가 훗날 여행에서 돌아와 냉혹할 만큼 엄정하게 시비를 가리고 결산했다는 얘긴데, 그동안 이 말씀이 적잖은 수난을 당해왔습니다. 우선 세 사람에 대한 분배가 균등하지 못했다는 것이고, 또 주인이 적게 받은 자의 그 한 달란트마저 빼앗아 많이 가진 자에게 준 것은 빈익빈 부익부의 사회악을 조장하는 처사라는 것입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08 -->
<p><span><span class="s1">그런가 하면 주인이 그 세 사람의 능력에 따라 달란트를 차등 배분한 것도 거기에는 이미 인간 차별이 전제돼 있다는 비판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비유가 인간 사회의 경제 질서나 분배원칙을 가르치려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lt;하나님 나라의 비유&gt;(마 25:1)임을 분명히 하셨습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09 -->
<p><span><span class="s1">달란트 비유는 결산의 날을 앞둔 존재로서의 인간이 과연 어떤 자세와 태도로 살아야 옳은가 하는 문제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받은 한 달란트를 땅에 묻어 두었던 종의 삶을 신랄하게 고발하는데, 결국 주인은 그 종을 &lt;바깥 어두운 데로 내쫓으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리라&gt;(마 25:30)고 선언합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10 -->
<p><span><span class="s1">우리는 누구나 주님으로부터 각자의 고유한 달란트를 받았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것으로 열심히 장사하여 많은 이익을 내고 있고, 또 어떤 이들은 받은 달란트를 땅에 묻어 둔 채로 아무런 고민도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연말결산의 날, 그간의 내 삶의 진상이 폭로될 12월이 박두했습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11 -->
<p><span><span class="s1">이쯤에서 각자 자신을 점검해 봅시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12 -->
<p><span><span class="s1">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11월은 그래서 우리에게는 은혜의 달입니다.<span class="Apple-converted-space"> </span></span></span></p>

<!-- paragraph:p0013 -->
<div> </div>

<!-- paragraph:p0014 -->
<p> </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