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교회 아카이브

진실과 거짓 사이

어떤 목사님이 열띤 설교를 하며 <... 그래서 여리고의 세리 바디매오가 예수님을 보기 위해 급히 뽕나무 위로 올라갔다!>고 했습니다. 

아뿔싸, 교인들이 수군거리고 청년들 중에는 킥킥거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뽕나무에 올라간 키 작은 세리가 삭개오라는 사실은 교회학교 어린이들도 다 아는 얘긴데 목사님은 여전히 자신의 실수를 눈치 채지 못한 채 바디매오 타령만 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당황한 사람은 사모님이었습니다. 안절부절 못하며 손짓을 계속하자 다행히 사모님의 그 싸인을 눈치 챈 목사님이 아차 싶어 수습에 들어갔습니다. <그 때 갑자기 삭개오가 나타났습니다!> 목사님의 실수로 생각하고 민망해 하던 교인들이 <으잉! 이건 또 뭐야?> 하며 뜨아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목사님의 다음 얘기가 이어졌습니다. <삭개오가 그 바디매오를 향해 외쳤습니다.> 사모님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교인들은 이게 성경에 있었나? 하며 이제 어쩔 텐가 하는 투로 목사님의 그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는데 <야, 바디매오! 당장 내려와! 거긴 내 자리거든...!> 

이걸 과연 기지라고 해야 할까요? 유머라고 해야 할까요?

저도 언젠가 들은 얘기를 기억나는 대로 옮겨 본 것인데 우리는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고 시인하는 데 너무 용감하지 못합니다. <아, 참! 바디매오가 아니라 삭개오였지요? 죄송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저도 요즘 실수가 잦네요!> 하면 다 이해하고 웃으며 끝낼 수 있는 일도 소설까지 써가며 끝까지 변명하고 합리화 하려고 합니다. 제 때 사과하지 않고 부인하거나 거짓말하며 버티다 오히려 패가망신하는 예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래서 누구는 올라가 있던 나무에서 속절없이 떨어지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진짜 주인이 나타나 <야, 거기서 내려와!>하며 호통치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그 신세가 역전되는 낭패를 겪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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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몰락이나 결국은 특검까지 가게 된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 같은 게 다 허와 실을 교묘히 뒤섞어 진실을 호도하려는 우리 사회의 거짓과 허위의식이 극명하게 드러난 사건들입니다. 이는 역사와 시대의 치열한 긴장을 피하고 오로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갑의 지위를 누리려는 가진 자들의 타락을 보여주는가 하면 또 어느 새 막강한 권력이 되어버린 소셜 미디어의 무자비한 탐욕과 역기능을 드러낸 가장 치부한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의 교육과 정치와 자본이 다 이런 문제와 깊이 결탁하고 있다는 데 고민이 있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속고 당하며 삽니다. 남의 조작과 강제하는 힘에 끌려 다니며 삽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진실에 대한 의지와 거짓에 대한 단호한 결별이라는 경계선상에서 과연 어디로 가야할지를 고민하는 대단히 엄중한 지점에 서 있습니다.

지방선거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또 얼마나 많은 입후보자들이 속고 속이고 조작하고 거짓을 재생산하며 국민들을 기만할까요? 영혼 없는 정치나 영혼이 썩은 권력 혹은 자본은 그 자체가 이미 하나의 끔찍한 재앙입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아직도 사람을 너무 쉽게 믿고, 상처받고, 그렇게 받은 상처 때문에 다시 처절하게 절망하고 망가진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그런 한계와 모순을 가장 잘 이용하는 사람들이 바로 정치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늘 마음에 어떤 분노가 생깁니다. 


북한도 이제는 그 상투적인 기만술책을 버리고 좀 더 진정성 있게 임해 허망하게 무산된 북미대화와 정상회담이 하루 빨리 재개되고 복원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원문 자료와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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