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8m] 엘로힘 (창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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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8m
창 1:1-2
엘로힘(Elohim)
[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신학교에 입학하면 신대원 첫 학기에 조직신학을 필수과목으로 수강합니다. 첫 시간에 오리엔테이션을 하며 제가 꼭 물어본 게 있습니다. 하나님이 몇 분이신가 하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까지도 냈습니다. 1. 한 분, 2. 세 분. 사지선다도 아닌데도 학생들이 난감해 합니다. 나중에는 90% 이상의 학생이 1번으로 답합니다. 여러분은 몇 번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아니면 하나님이 한 분이냐 세 분이냐고 묻는 그 자체가 불경스럽습니까? 실제로 학생들이 그렇게 항의했습니다. 유일신 하나님을 한 분이냐 세 분이냐고 따지는 것이 신성모독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개신교는 한 분 하나님을 강조하려고 호칭을 <하나님>으로 했습니다. 히브리어 호칭인 엘로힘과 헬라어 호칭인 데오스를 숫자 1로 번역해 거기에 존칭인 님을 붙여 하나님이라 하여 인격화한 겁니다. 그런데 가톨릭은 개신교보다 100년 전에 엘로힘과 데오스를 <하느님>으로 번역했습니다. 하느님은 하늘님이란 뜻입니다. 우리나라는 같은 그리스도교인데도 서로 다른 칭호를 사용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입니다.
하나님과 하느님은 비슷해 보이지만 그 뜻은 완전히 다릅니다. 하나님은 숫자요, 하느님은 하늘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은 유일신을 강조하기 위해 붙인 것이고, 하느님은 우리나라 전통 종교에서 최고신으로 꼽는 천신을 그대로 차용한 겁니다. 어느 쪽이 더 옳은 칭호입니까? 삼위일체 주일을 맞이하여 이 문제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본문 창세기 1장 1절입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여기에 나오는 성경 최초의 하나님 칭호가 바로 <엘로힘>입니다. 엘로힘이란 하나님 칭호는 단수형이 아니라 복수형입니다. 단수는 <엘>입니다. 엄밀하게 직역하면 하나님들이 천지를 창조했다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복수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선언인데, 정말 그렇습니까?
2절을 보십시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의 영이 수면 위에 운행하셨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영은 <루아흐>입니다. 성령을 가리킵니다. 여기서부터 이미 성령의 존재가 확인됩니다. 이것은 성경도 처음부터 하나님의 창조사역에 참여하셨다는 뜻입니다.
신약 요한복음 1장 1절 이하입니다. “[1]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2]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3]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말씀, 곧 로고스가 누구이십니까? 14절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로고스는 하나님이 사람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요한복음은 온 세상 만물이 말씀 없이는 된 것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 엘이 아니라 엘로힘이 맞습니다. 태초부터 하나님들이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말이 맞습니다. 성부, 성령, 성자가 처음부터 함께 창조하신 겁니다. 그리스도교의 하나님은 단수가 아니라 복수입니다. 그래도 아직 미심쩍으십니까? 창세기 1장 26절입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실 때,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자’고 하십니다. 우리가 누구입니까? 성부, 성자, 성령입니다. 사람을 지으실 때도 세 분 하나님이 소통하며 창조하셨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한 분이라는 일신론이 아닙니다. 그것은 야웨만을 믿는 유대교, 알라만을 믿는 이스람의 신관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교는 단일신관이 아니라 삼신론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삼신론은 그리스도교가 아니라 동양의 전통적인 신관입니다. 동양은 대개 삼신입니다. 유교도 삼재를 말합니다. 천, 지, 인입니다. 불교도 삼신입니다. 불보, 법보, 승보입니다. 단군신화도 삼신입니다. 환인, 환웅, 환검입니다. 삼신할매도 삼신입니다. 태신, 산신, 육신입니다. 그러면 그리스도교의 성부, 성자, 성령은 삼신론이 아닐까요? 세 분이면서 동시에 한 분이고, 한 분이면서 동시에 세 분이어서 그렇습니다. 이것을 교리적으로 삼위일체라고 합니다. 그리스도교의 신관은 삼위일체입니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요?
이것은 머리 숫자는 셋인데, 본질적으로는 하나임을 가리킵니다. 그렇다고 한 몸에 머리가 셋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빌립보서 2장 6절 이하입니다. “[6]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성부, 성자, 성령은 근본이 하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체입니다. 그러나 각 자의 고유한 자리, 역할, 위상이 있습니다. 그래서 삼위입니다. 이런 하나님의 독특한 모습을 삼위일체라고 합니다. 부부는 일심동체입니다. 틀림없이 두 사람이고, 성별로도 남녀 구분이 되는데 일심동체라고 합니다. 사실 부부 일심동체라는 것은 과장이 있습니다. 삼위일체라는 말은 부부 일심동체라는 말보다 훨씬 더 완전하고 완벽한 상태를 이르는 말입니다.
삼위일체의 오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양태론입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지만 각 시대마다 그 양태를 달리해서 출현하셨다는 뜻입니다. 이를테면 구약 시대 때는 성부 하나님으로, 신약 시대 때는 성자 하나님으로, 지금은 성령 하나님으로 나타나 우리를 인도한다는 뜻입니다.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지만 사실상 잘못된 이해입니다. 누가복음 3장 21절 이하입니다. “[21] 백성이 다 세례를 받을새 예수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실 때에 하늘이 열리며 [22] 성령이 비둘기 같은 형체로 그의 위에 강림하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 이 구절을 보십시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성부, 성자, 성령이 동시에 출현하십니다. 그러므로 이 구절은 한 분 하나님이 시대에 따라 성부, 성자, 성령으로 변신한다는 것은 삼위일체의 왜곡입니다.
어떤 사람은 나무와 강을 예로 삼위일체를 설명합니다. 뿌리, 줄기, 가지가 한 나무를 이루고, 강이 상류, 중류, 하류로 나뉘는 것으로 설명한 겁니다. 이런 생각의 문제는 각각을 1/3씩만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세 분이 모여야 한 하나님이 성립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것은 오해입니다. 독자적으로도 한 분입니다. 삼위라는 말이 바로 그것을 가리킵니다. 독자적으로 완전하고, 세 분으로도 완전하다는 말입니다.
군주신론도 있습니다. 이것은 성부, 성자, 성령의 존재를 인정하지만 서열과 위계가 있다는 견해입니다. 성부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성자이고, 마지막이 돕는 성령이라는 이해입니다. 그래서 성령을 열등한 하나님으로 취급합니다. 이것 또한 오해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은 똑같은 권위를 지닌 완벽한 하나님입니다. 그래서 삼위이지만 동시에 일체입니다. 각자의 고유한 자리, 사역이 있을 뿐 거기에는 어떤 계급이나 서열, 위계, 차등이 없습니다.
대다수 그리스도인은 그냥 믿으면 되지 무슨 교리가 필요하냐고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을 알고 믿느냐가 우리 신앙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종교는 대상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천지신명이면 됩니다. 천지신명은 특정 신이 아닙니다. 천지간에 존재하는 모든 신이 천지신명입니다. 어떤 신이든 무조건 내 소원을 들어달라는 겁니다. 어떤 신이든지 상관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는 믿음의 대상이 중요합니다. 내가 믿는 신이 어떤 신이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믿는 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분을 바르게 섬기고, 제대로 예배하며 기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는 절대 자기 나름대로, 옛날 우상 섬기던 가락으로, 천지신명에게 치성 드리는 방식으로 믿으면 안 됩니다. 신앙의 대상의 뜻에 합당한 방식으로 섬겨야 바른 신앙입니다.
삼위일체란 우리가 믿는 엘로힘 하나님의 정체성과 존재 양식에 대한 신앙고백입니다. 여기에서부터 출발해야 우리의 신앙 인격이 성숙해집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이해와 확신이 여러분의 삶과 믿음을 복 있게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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