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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9m: 삼위일체(창 1:1-2)

2011년 6월 19일 주일낮예배/삼위일체주일
본문: 창 1:1-2
제목: 삼위일체

[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신학교에 들어가면 조직신학개론을 배웁니다. 저도 학교에 있을 때 조직신학을 가르쳤는데, 조직신학개론 중에 삼위일체에 대해 가르칠 때마다, 제가 학생들에게 꼭 물어본 게 있습니다. 하나님이 몇 분이신가? 하는 물음입니다. 여러 해 질문을 해도 학생들 95% 이상은 하나님은 한 분이라는 답이었습니다. 제 기억에는 하나님이 세 분이라고 한 학생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몇 분이십니까? 이 물음 자체가 불경스러우십니까?

개신교보다 100년 앞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가톨릭은 하나님 칭호를 하느님이라고 합니다. 가톨릭보다 100년 뒤에 들어온 우리는 하나님이라고 합니다. 구교는 하느님이고 신교는 하나님입니다. 어느 칭호가 맞습니까? 어느 칭호가 더 성서적입니까? 하느님은 어디서 온 칭호입니까? 그것은 우리 전통종교에서 왔습니다. 더 정확히는 무속종교에서 왔습니다. 하느님은 하늘님이란 뜻입니다. 동양은 전통적으로 하늘을 숭배해왔습니다. 무속에서 천신(天神)이 최고의 신입니다. 구약성경의 엘로힘이나 신약의 데오스를 가톨릭에서는 하느님으로 번역했습니다. 무속종교의 기존의 천신 개념을 치환한 겁니다.

개신교의 하나님은 숫자 1을 인격화한 존칭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숫자를 섬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표음은 비슷하나 같은 신을 놓고 구교와 신교가 다른 뜻으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하늘과 하나의 차이입니다. 하늘과 땅만큼이나 그 뜻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맞습니까? 하느님이 맞습니까? 

우리가 하나님이라고 할 때 왜 하나님입니까? 하나님은 유일하신 분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숫자 1을 인격화한 겁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요 유일한 신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유일신 맞습니까? 본문을 보면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하나님의 이름이 ‘엘로힘’입니다. 그런데 엘로힘은 복수입니다. 단수 ‘엘’이 아니라 ‘엘로힘’입니다. 직역하면, 태초에 하나님들이 천지를 창조했다는 겁니다. 2절을 보십시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여기에 나오는 수면 위에 떠다니시는 하나님의 영은 무엇입니까? 히브리말로 영은 ‘루아흐’입니다. 성령입니다. 

요한복음 1장 1절 이하입니다. “[1]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2]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3]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여기서 말씀, 곧 로고스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14절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영이신 분이 육을 입은 분이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러니까 창조의 성부도 계시고, 수면 위에 떠돌던 영, 곧 루아흐가 계시고, 요한복음을 보니 로고스가 있습니다. 그래서 엘이 아니라 엘로힘이 맞습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 아니라 세 분입니다. 선뜻 세 분이라고 하기 힘드시지요? 한 분이라고 하면 이단입니다. 단일신론은 이른 때부터 이단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성부, 성자, 성령이십니다. 창세기 1장 26절입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이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실 때 인간 창조를 앞두고 회담하는 장면입니다.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가 사람을 만들자’고 합니다. 단수가 아니라 복수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성부, 성자, 성령입니다. 

성경이 말씀하는 신관은 하나님이 한 분이라는 단일신론이 아닙니다. 단일신론은 유대교 신관입니다. 유대교에는 성자도 성령도 없습니다. 유대교 신관은 단일신론입니다. 알라만 믿는 이슬람의 신관도 단일신론입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는 세 분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렇다면 세 분이니까 삼신론이겠네요? 삼신론도 아닙니다. 세 분이지만 삼신론은 아닙니다. 삼신론은 원래 우리의 전통적인 신관이었습니다. 환인, 환웅, 환거 말입니다. 삼신상제 말입니다. 경상도 중북부 지방은 삼신할매를 극성스럽게 섬겼습니다. 집집마다 부엌에 삼신 제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 믿으면 그것부터 둘러엎었습니다. 저희 집에도 그게 있었는데 제가 그걸 뒤집어엎고 깼습니다. 다른 지방은 모르겠으나 제 고향인 경상도 북부는 삼신할매를 많이 섬겼습니다. 그런데 기독교는 성부, 성자, 성령을 세 분이면서 동시에 한 분으로 믿습니다. 숫적으로는 세 분인데, 존재론적으로는 완벽히 한 분입니다. 그래서 우리 기독교의 신관은 삼위일체(三位一體)의 신론입니다. 삼위일체는 세 분이면서 한 분이고, 한 분이면서 세 분이라는 뜻입니다. 몸이 하나인데 머리가 셋이라는 것은 괴물입니다. 이것은 삼위일체가 아닙니다. 삼위는 독자적으로 셋이라는 뜻입니다. 고유한 자기의 위상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세 분이 완벽히 하나를 이룬다는 것이 삼위일체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삼신론이라고 하면 안 되고, 삼위일체라고 해야 합니다. 

물론 삼위일체도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우리의 조잡한 언어로 하나님을 규정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것으로 하나님을 생각할 때 삼위일체가 최선이라는 것입니다. 어거스틴 이후 이보다 발전된 개념은 없습니다. 어거스틴이 <삼위일체>라는 책을 통해 정리하고 체계화한 겁니다. 한 몸에 머리 셋이 아니고, 몸도 셋 머리도 셋입니다. 빌립보서 2장 6절 이하입니다. “[6]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우리가 편의상 성부 하나님은 창조, 성자 하나님은 구속, 성령 하나님은 견인이라고 나눕니다만, 삼위일체 하나님은 모든 사역을 같이 하십니다. 창조 때를 보면 성부, 성자, 성령이 공조하십니다. 그러므로 기독교의 신관은 삼신론도 아니고, 수적으로 한 분이라는 단일신론이나 유일신론도 아니라, 삼위일체입니다. 이것은 사실 영원한 수수께끼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때 묻은 언어에 갇히시는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삼위일체와 관계된 전통적인 오해를 짚어보면 우리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양태론이 있습니다. 원래 한 분인데 시대적으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얘기입니다. 한 분 하나님이 구약시대는 성부로, 신약 때는 성자로, 지금은 성령의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겁니다. 이것은 그럴듯하나 틀린 말입니다. 누가복음 3장 21절 이하입니다. “[21] 백성이 다 세례를 받을새 예수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실 때에 하늘이 열리며 [22] 성령이 비둘기 같은 형체로 그의 위에 강림하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같은 시간과 장소인데, 세례 받는 성자가 계시고, 성자의 머리에 내리는 성령이 있고, 하늘에서 성부의 음성이 들립니다. 성부, 성자, 성령이 다 나타나십니다. 그러니까 양태론은 맞는 말이 아닙니다. 

또 어떤 이들은 나무에 비유합니다. 뿌리와 줄기와 가지로 말입니다. 나무가 세 부분으로 나누이듯 성부, 성자, 성령도 그렇다는 겁니다. 이런 이론의 한계는 성부, 성자, 성령이 독자적으로 위격이 못 된다는 데 있습니다. 각자가 1/3만 나눠 가집니다. 강을 비유로 들어 상류, 중류, 하류로 이해한 적도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완전한 하나님이 될 수 없습니다. 강은 상류, 중류, 하류가 모여야 비로소 강이 되기 때문입니다. 

군주신론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을 위계적으로 이해한 겁니다. 성부가 권위가 막강하고, 그 다음이 성자, 그 다음이 성령 하나님 순으로 이해하는 겁니다. 이것도 우리가 흔히 빠지는 과오입니다. 성부 하나님이라고 하면 우리가 옷깃을 여미는데, 성령 하나님하면 성부 하나님보다는 좀 약합니다. 하여간 우리는 성부, 성자, 성령을 수직적인 위계질서로 연상합니다. 성부, 성자, 성령은 수평적입니다. 세 분은 완벽하고 완전하게 똑같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삼위일체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세 분 사이에 위계질서가 없습니다. 혹 여러분 가운데 그냥 믿으면 되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종교는 목욕재계하고 정화수 떠놓고 치성만 드리면 됩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아닙니다. 우리는 반드시 우리 신앙의 대상을 알아야 합니다. 성경이 그것을 요구합니다. 재래종교 섬기듯하면 안 됩니다. 모든 것 이전에 하나님을 바로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신앙이 반듯해지고 발전하며 성숙합니다. 삼위일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