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한 것을 기뻐하는 시대 (암 6:8-14)
읽기 설정
미리보기 인용
복사되는 내용은 인용 정보와 미리보기 주소다.
현재 미리보기 주소:
허무한 것을 기뻐하는 시대
암 6:8-14
시인 김기림은 삼월이 다 되도록 여전히 오지 않는 봄, 아니 쉬 물러가지 않는 겨울을 이렇게 읊었습니다.
아모도 그에게 수심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모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무우발인가 해서 나려 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젖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거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들이 시리다. <바다와 나비>
이것은 단지 계절의 풍경화가 아닙니다. 여기 등장하는 나비란 달이 바뀌면 그저 봄이 자동적으로 오는 것이겠거늘 하는 우리의 <순진함>이며, 때가 되어도 꽃이 피지 않는 삼월의 바다란 그런 순진함을 비웃기라도 하듯 너무나도 영악하고 거칠고 허탄해진 이 세상에 다름 아닙니다. 파랗기만 하면 무조건 청무우밭인가 하여 내려앉았다가 그만 사납고 차가운 겨울 파도를 잔뜩 뒤집어쓰고는 오들오들 떨며 돌아오는 딱한 나비의 모습.
<정의를 쓸개로 바꾸며 공의의 열매를 쓴 쑥으로 바꾸며 허무한 것을 기뻐하던>(12-13절) 아모스 시대 이스라엘과 이 시대 우리의 모습이 어쩌면 이리도 닮았는지요. 야고보서는 <너희가 허탄한 것을 자랑하니 그것은 다 악한 것>(4:16)이라고 했는데 이 역시도 <허무한 것을 기뻐한다>는 말씀과 그 뜻이 다르지 않습니다. <허무한 것>, <허탄한 것>은 부끄러움이요 치부요 따라서 기뻐하거나 자랑할 것이 못됨에도 그걸 기뻐하거나 자랑하는 몰염치한 시대, 철면피한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느끼며 기도합시다. 아직 만월이 되기에는 한참이나 더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한다는 사실을 저 삼월의 바다 위로 무심하게 떠오르는 <시린 초생달>을 보며 뼈저리게 깨달읍시다. 아모스 선지자처럼 우리도 이 세상의 그 무엇도 우리를 주저앉히거나 우리의 길을 가로막거나 낙망에 빠뜨리지 못할 것임을 확신합시다. 그러면 삼월의 바다가 아무리 시려도 우리의 날개는 지쳐 서럽지 않을 것입니다.
[적용]
-<허무한 것을 기뻐하고, 부끄러운 것을 자랑하는> 현대인들의 삶의 행태를 지적해 보십시오.
-아모스 시대 이스라엘 사회의 모순과 이 시대 우리 사회의 모순을 비교해 보십시오.
-<정의를 쓸개로, 공의를 쓴 쑥으로>(12절) 바꾸었다는 말씀은 무슨 뜻일까요?
[기도]
주님, 예나 지금이나 세상 사람들은 허무한 것에서 기쁨을 느낍니다. 분명히 그게 부끄러운 것임에도 도리어 자랑하며 시위합니다. 그만큼 가치관이 전도되어 몰염치해졌다는 의미입니다. 악한 것을 자랑하고 죄악을 기뻐하던 아모스 시대 이스라엘에 대해 <내가 너희를 원수에게 넘기리라>(8절), <한 집에 열 사람이 있다 하여도 다 죽을 것이라>(9절), <내가 한 나라를 일으켜 너희를 치리라>(14절) 하신 말씀을 기억하며 저희는 결코 그런 죄악에 빠지지 않도록 성령으로 단속해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