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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우수 단상(雨水 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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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2"><span class="s2">&lt;좋은 비는 시절을 안다&gt;는 뜻의 &lt;호우지시절&gt;(</span><span>好雨知時節)은 영화 &lt;호우시절&gt;의 제목으로 쓰였던 두보(杜甫)의 시 &lt;춘야희우&gt;(春夜喜雨)의 첫 구절입니다. 두보가 50세 무렵 쓰촨성 청두에 약 4년간 머물 때 지은 시라고 합니다. 이 때 두보는 직접 농사를 지으며 그의 생애에서 가장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시에는 반가운 봄비를 맞는 농부의 소박하고도 따뜻한 마음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span><span> </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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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2"><span>어제가 우수였고, 그제 새벽에는 전국에 비가 좀 내렸습니다. 겨울비인지 봄비인지는 모르겠으나 &lt;춘야희우&gt;의 싯귀처럼 &lt;소리 없이 만물을 촉촉이 적셔 준&gt;(윤물세무성, 潤物細無聲) 한 모금 청량한 단비였습니다. 이제 내달 초면 개구리가 긴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입니다. 이렇듯 계절은 어김없이 겨울에서 봄으로 가며 여기저기서 벌써 생명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데, 이 작은 반도의 사계는 매양 거꾸로만 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암살, 남한의 대통령 탄핵심판과 조기 대선 등으로 시국이 꽁꽁 얼어붙어 지금으로선 봄이 영영 안 올 것만 같은 분위기입니다. 그저 모든 게 꽃샘추위로만 그치고 우수 뒤의 얼음같이 슬슬 녹고 풀리기 시작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span><span> </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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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2"><span>구약의 전도서는 &lt;풍세를 살펴보는 자는 파종하지 못할 것이요 구름만 바라보는 자는 거두지 못할 것&gt;(11:4)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적인 지혜란</span><span>  </span><span>바람이 지금 어디에서 불어와 어디로 가는지 그 풍세를 살펴 그 쪽을 향해 돌아 눕는 것입니다. 저 산 너머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지 아니면 그게 바람에 밀려 곧 사라지고 말 것인지를 판단하여 빨리 누구에게 붙을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어느 사회나 그런 처신이 가장 치열한 곳이 바로 정치판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로지 &lt;지금의 풍세&gt;에 따라 줄서기를 하며, 다투어 영달의 길로 내닫습니다. 하기야 이런 때는 누구나 이것저것 고민하지 않고 속편하게 세상 지혜를 따르는 편이 백번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도서에는 또 이런 말씀도 있습니다. “한 세대는 가고 또 한 세대는 오고 ... 해는 뜨고 지되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바람은 남으로 불다 북으로 불고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다시 그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모든 강물은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다 채우지 못하느니라&gt;(1:4-7). 오로지 지금의 풍향만을 바라보는 자는 역풍을 모르고, 지금의 저 잿빛 하늘만 쳐다보는 자는 이윽고 떠오를 태양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합니다.</span><span> </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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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2"><span>어제도 광화문 일대에서 &lt;촛불&gt;과 &lt;태극기&gt;가 한바탕 접전을 벌였습니다. 헌재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점점 고조되는 찬반 대결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우선멈춤을 무시하고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위태롭습니다. 탄핵 심판은 거리에서 양편으로 나누어 &lt;으이쌰! 으이쌰!&gt; 할 일이 아니라 오직 헌법재판소에 맡기고 그 나오는 결과에 승복하면 될 일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헌재가 존재할 이유가 뭐란 말입니까? 어느 쪽이든 선동으로 세를 불리고 목소리를 키워 이래라 저래라 헌재를 압박하며 헌법 재판관들을 겁박하는 짓은 법치에 대한 폭거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반역입니다. 제발 이제 촛불도 끄고 태극기도 접고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 냉정하게 기다립시다. 그게 정답입니다.</span><span> </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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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2"><span>나라 안팎이 온통 불안하고 어수선한 탓에 새봄에 거는 기대가 유난히 큰 우수지절입니다. 눈이 녹아 비로 바뀌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되는 진정한 해동과 해빙을 기원해 봅니다.</span><span> </spa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