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교회 아카이브

설날 아침에 드린 어느 훈련병의 기도


하나님, 

제가 이렇게 간절히 기도하기는 난생 처음인 것 같습니다. 

설날 아침, 세배하는 심정으로 드리는 저의 이 기도를 꼭 들어 주세요.


하나님, 

우선 저의 어머니께 제가 많이 생각나지 않게 해주세요.

저를 위해 기도할 때만 잠깐 생각하게 해주세요.

하루 종일 저 생각에 힘드실까 걱정됩니다.

하나님,

가끔씩 어머니한테 가 봐 주세요.

오직 저 하나 보고 사시는 분이라 

제가 곁에 없으면 많이 허전해 하시고 외로워하십니다.

이따금씩이나마 꼭 저희 어머니 곁에 계셔 주세요.

하나님, 

어머니가 눈물을 참지 않게 해주세요.

아버지 떠나보내시고 너무 많이 우셔서 다시는 울지 않겠다시던 어머니지만

속상한 일, 남에게 무시당한 일이 있으면 하나님 앞에서 만큼은 

참지 말고 마음껏 울게 해주세요.

하나님,

제가 훈련 받다 다치지 않게 해주세요.

추위에 약한 제가 감기로 의무실 신세지지 않게 해주세요.

제가 아프다고 하면 어머니는 저 보다 몇 배나 더 아파하시거든요.

하나님, 

이 훈련소에서 받는 모든 훈련을 잘 견디게 해주세요.

훈련 마치면 어머니를 업어드리기로 했는데 

전보다 더 단단해진 등으로 어머니를 업어 

제 군 생활에 어머니가 안도하실 수 있게 해주세요.

그리고 하나님,

꼭 저를 만나 주세요.

어머니의 소원이 제가 군에 가서 하나님을 만나는 거라고 하셨습니다.

어머니의 그 간절한 소원, 들어 주실 수 없나요?

제발 저를 좀 만나 주세요.

그래서 어머니께 제가 하나님을 만났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끝으로 저를 군에 보내고 집에 홀로 계신 어머니,

제 책상에 앉아 매일 두 시간씩 성경을 쓰겠다고 하신 어머니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1년 6개월 동안 성경 전부를 다 쓰시면 

그걸 제가 제대할 때 선물로 주시겠다고 하신 우리 어머니를 꼭 보살펴 주세요. 

그 은혜 잊지 않고 반드시 갚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이만,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주종화, <크리스찬 청년들의 군대 톡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