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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5m: 하느님과 하나님(빌 2:6-11)

2008년 5월 25일 주일낮예배/삼위일체주일
본문: 빌 2:6-11
제목: 하느님과 하나님

[6]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8]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9]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10]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11]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

오늘은 우리는 삼위일체 주일로 지킵니다. 사실 교회력상으로는 지난 주일인데, 우리는 지난 주를 청년주일로 지키고 오늘 삼위일체 주일로 지킵니다.

여러분 하느님이 맞습니까? 하나님이 맞습니까?
구약은 하나님을 엘로힘이라 하고, 신약에는 데오스라고 부릅니다. 우리 가톨릭은 하나님을 하느님이라 부르고, 개신교에서는 하나님으로 부릅니다. 세계에서 신구교가 각기 다른 이름을 가진 나라는 우리나라뿐입니다. 하느님과 하나님은 하늘 땅만큼 차이가 납니다. 하느님은 하늘님이란 뜻입니다. 가톨릭에서는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구약의 엘로힘과 신약의 데오스를 하늘님이라 번역했습니다. 왜 그랬냐면 동양사람들이 전통적으로 하늘을 섬겼기 때문입니다. 천신(天神)이 최고신입니다. 그래서 상제(上帝), 천제(天帝)라 불렀습니다. 우리 토속에서도 천신굿이 최고의 굿입니다. 이미 우리가 쓰던 칭호를 가톨릭이 차용한 것입니다. 마치 요한복음이 헬라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면서 ‘로고스’(말씀)라는 말을 쓴 것럼 말입니다(요 1:1). 헬라사람들에게 로고스는 이미 익숙한 개념입니다. 만물의 제일원리말입니다. 요한이 헬라세계에 예수님을 소개하면서 그들이 이미 쓰고 있던 로고스 개념을 차용해서 이 말씀이 곧 예수님이라고 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가톨릭도 이와 마찬가지로 이미 우리나라 사람들이 쓰고 있던 하늘님을 구약의 엘로힘과 신약의 데오스가 바로 그분이라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100년 뒤에 개신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개신교에서는 하늘님이 아니라 하나님이라고 불렀습니다. 하나님은 숫자 개념입니다. 숫자 1(하나)을 인격화하여 거기에 님자를 붙인 것입니다. 왜 그랬냐면 하나님은 한 분이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니까 유일신 사상에 근거해서 그렇게 번역했습니다.

가톨릭이 성경에 나오는 엘로힘과 데오스를 옳게 번역했느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다음 기회로 하겠습니다. 일단 우리 개신교의 ‘하나님’이란 칭호가 옳습니까? 그릅니까? 하나님이 유일신이라고하여 하나님이라 했는데, 정말 하나님이 한 분이십니까? 일반 대학을 졸업하고 신학교에 오면 신대원 첫 학기에 필수과목 가운데 조직신학 개론이란 과목을 배웁니다. 이 과목은 기독교의 교리체계를 개관하는 과목입니다. 예를 들면 신론부터 종말론까지 다 나옵니다. 작은 주제가 많습니다. 이것들을 개관하는 과목입니다. 제가 장신대에 있을 때 신대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과목을 강의했습니다. 신론을 공부할 때 항상 제가 확인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이 몇 분 입니까?’ 학생들이 모두 놀랍니다. 하나님이 몇 분이라니요? 하나님이 한 분이라고 생각하면 손들어 보라고 하면 다 듭니다. 하나님이 세 분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왜 하나님이 한 분인가를 물으면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무튼 그 대답이 맹목적입니다. 그냥 하나님이 한 분이라는 겁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하나님이 한 분이라 해도 좋고, 세 분이라 해도 좋습니다. 하나님이 한 분이면 왜 한 분인지, 세 분이면 왜 세 분인지 대답을 하셔야 합니다. 요한복음 14장 16절입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시리니.” 여기서 ‘내가’는 예수님(성자)입니다. 아버지는 누구십니까? 성부입니다. 또 다른 보혜사는 누구입니까? 성령입니다. 주님도 보혜사입니다. 보혜사는 파라클레토스, 곁에서 도우시는 분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주님도 보혜사라 부릅니다. 이 구절에 성부, 성자, 성령이 다 나옵니다. 또 한 구절을 소개합니다. 마태복음 28장 19절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고 합니다. 세 분입니다. 그런데 왜 한 분이라고 하십니까?

하나님이 한 분이라는 주장을 단일신론이라고 합니다. 단일신론은 초대교회 때부터 이미 이단이었습니다. 여러분, 조심하십시오. 하나님을 한 분이라고 하면 이단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세 분이라는 입장은 삼신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이단입니다. 왜냐면 하나님은 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특히 삼신론을 가르친 사람들은 이것을 위계적으로 가르쳤습니다. 성부가 가장 높고, 두 번째로 성자가 높고, 그 다음이 성령이라는 겁니다. 세 분 하나님이 계급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일찍이 삼신론도 이단으로 단죄되었습니다.

그러면 성경이 말씀하는 하나님은 어떤 분입니까? 삼위일체 신입니다. 단일신론도 아니고, 삼신론도 아니고, 삼위일체 신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이란 말은 한 분도 아니고, 세 분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한 분 하나님이면서 세 분 하나님이란 말입니다. 가장 신비한 하나님의 존재방식입니다. 우리가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어떤 분들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이렇게 설명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신데, 시대에 따라 변신했다고 합니다. 구약시대는 성부 하나님, 신약시대 때는 성자 하나님, 지금은 교회시대이니까 성령 하나님으로 나타나셨다는 겁니다. 이런 설명은 어떻습니까? 이것이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이해입니까? 이런 설명을 양태론이라고 합니다. 시대에 따라 하나님이 모습을 달리하셨다는 것입니다. 이런 설명이 합리적이긴 하나 틀린 것입니다. 누가복음 3장 21-22절입니다: “[21] 백성이 다 세례를 받을새 예수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실 때에 하늘이 열리며 [22] 성령이 형체로 비둘기 같이 그의 위에 강림하시더니 하늘로서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주님이 세례를 받으시는 장면입니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성자, 성령, 성부가 동시에 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 분이 시대를 달리하면서 변신하셨다는 양태론은 옳지 않습니다. 자기 부모에게는 아들이고, 자기 자식에게는 아버지고, 아내에게는 남편이다는 설명이 바로 양태론의 설명인데 옳지 않습니다.

어거스틴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삼위일체는 강과 같다. 상류, 중류, 하류의 강과 같고 또 가지, 줄기, 뿌리를 가진 나무와 같다고 했습니다. 이런 이해는 성부, 성자, 성령이 독자적으로는 완전한 하나님이 못 되고 세 분이 다 모여야 비로소 하나님이 성립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것도 잘못된 설명입니다. 한 분 한 분이 다 완벽히 하나님입니다.

그러면 삼위일체는 어떤 뜻입니까? 숫적으로는 분명히 셋입니다. 머리 수를 세면 셋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입니다. 그런데 본질상, 존재론적으로는 완전하고도 완벽한 하나입니다. 본문 말씀입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라고 합니다. 근본이 같다는 것입니다. 존재론적으로는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완전한 하나님입니다. 다만 숫적으로는 세 분이라는 것입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아들은 머리 수로는 셋인데, 사람이라는 점에서는 하나입니다. 각자가 완전한 사람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이란 말은 바로 이런 뜻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이 존재론적으로는 하나입니다. 각자가 하나님으로서의 순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똑같은 하나님입니다. 그런데 머리 수는 셋입니다. 그러므로 성부, 성자, 성령을 계급적으로 이해하면 안 되고, 수평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버지, 아들, 성령이라고 해서 위계적으로 생각하는데, 그것은 아닙니다. 성부, 성자, 성령이 똑같은 분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고유한 존재방식이고, 우리는 이것을 삼위일체라고 부릅니다. 하나님의 수수께끼같은 존재방식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을 한 분이라고 해도 안 되고, 세 분이라 해도 안 됩니다. 삼위일체라고 하셔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는 좀 두려워하고, 성령이라 하면 좀 우습게 볼 때가 있습니다. 이것은 잘못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역이 다를 뿐이지 권위나 위상은 다를 뿐입니다. 성부 하나님의 고유한 사역은 창조이고, 성자 하나님의 사역은 구속이고, 성령 하나님의 고유한 사역은 보혜사 사역입니다.

여러분, 최소한 우리가 믿는 하나님, 신구약 성경이 말씀하는 하나님의 칭호, 존재방식에 대한 이해는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자칫하면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이해나 신념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면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유일신이란 말은 머리 수가 하나라는 뜻이 아니고, 참 하나님은 오직 우리 하나님밖에 없다는 뜻에서 유일신 하나님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하나님이라 부르며 숫적으로 한 분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숫적으로는 세 분이고, 본질적으로 한 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부, 성자, 성령은 계급적이지 않고, 다만 고유한 사역이 있을 뿐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여러분의 신앙이 보다 건강하고 성서적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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