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교회 아카이브

객쩍은 소리

사드는 본래 우리 국민을 위한 게 아닙니다. 우리를 위한 것이라면 전체 인구의 절반인 2천 5백만이 집중돼 있고, 청와대와 국회, 주요 행정 부처, 각국 대사관이 모여 있는 대한민국의 심장부 서울과 수도권이 우선적으로 그 방공 범위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성주에 배치하겠다는 사드의 최대 사거리는 200km로 평택까지가 그 북쪽 한계선입니다. 반면 성주의 200km 반경 안에는 팽택, 오산, 군산, 대구, 칠곡 등 주한 미군 시설은 대부분 다 들어갑니다. 이렇듯 사드는 애초부터 대한민국이 아니라 주한 미군 방어용이었습니다. 국민의 당과 정의당이 <사드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아직도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미동맹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앞으로도 그게 지속될 것이며 우리나라는 미국이 지켜 주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확신의 배경에는 <한국은 미국의 이익에 대단히 중요한 나라기 때문에 결코 그들이 한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미신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한미동맹>의 법적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 제6조는 이렇습니다. <본 조약은 무기한으로 유효하다. 어느 당사국이든 타 당사국에 통고한 후 1년 후에는 본 조약을 종지시킬 수 있다.> 이를 영문으로 보면 그 뜻이 더욱 명확합니다. <This Treaty shall remain in force indefinitely. Either  Party may terminate it one year after notice has been given to the other Party> 조동사 <shall>을 사용함으로써 한미 동맹이 영원히 지속되도록 서로 <노력>해야 할 과제임을 함축하고 있지만, 그러나 그 다음 문장이 기가 막힙니다. 아무런 연결고리도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어느 한 쪽이 통보할 경우 1년 후에는 양국의 동맹 관계가 그것으로 종료된다는 것입니다. 쌍방의 협의도 동의도 필요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그냥 신문을 끊듯 우유를 끊듯 통보만 하면 끝입니다.


미 백악관의 청원 사이트<We the People>에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하라>는 제목으로 서명한 한국인이 지난 10일 현재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10만 5천 명). 청원이 개시된 날로부터 30일 내 서명자가 10만을 넘을 경우 반드시 공식 답변을 해야 하는 의무조항에 따라 백악관은 이제 곧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이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 답이 너무도 궁금하고 또 두렵습니다. 과연 뭐라고 할까요?


미국이 천사처럼 <대한민국이 사드 배치를 그렇게 힘들어 할 줄은 몰랐다. 미안하다. 사드는 없었던 일로 하겠다. 앞으로는 지금 가지고 있는 패트리어트 만으로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며 대한민국을 지켜 주겠다>고 할 것 같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이렇게 합시다.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일단 주한 미군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아야 하는데 사드 배치가 불가능하다니 그럼 우리가 괌이나 오키나와로 나가서 대한민국을 지켜 주면 어떻겠소?>하며 사실상 주한 미군 철수를 선언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 중국이 우리나라 외교관들에게 한 막말 위협과 공갈을 들으면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미국만 없으면 반드시 너희를 손 볼 것이다!> <한미 동맹이 끝나면 중국은 한국을 나라로 취급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한미 동맹이 종료되는 날 한국은 중국, 일본, 심지어는 북한으로부터도 능멸과 비하와 무한한 협박을 당할 게 불을 보듯 뻔합니다.

 

저는 여기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묻고 싶습니다.

<미국이 영원히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느냐?> <미국 없이도 우리나라가 중국 혹은 일본, 북한 앞에서 당당한 국가로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사드 반대가 결국은 주한 미군철수를 부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