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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팝아트: 반짝이는 모든 것이 주는 소비문화의 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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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lt;이것이 미국 미술이다&gt;展이 열리고 있는 덕수궁 미술관 뜰은 이미 눈이 시리도록 짙푸른 마로니에 신록으로 넘실대고 있었습니다. 분수대 곁에 앉아 세종문화회관 옆 스타벅스에서 테이크아웃한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마저 마시고 가벼운 흥분을 누르며 전시관에 입장했습니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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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팝아트(Pop Art)는 문자 그대로 대중문화(Popular Culture)와 미술(Fine Art)이 결합하여 탄생한 1960년대 미국 문화의 산물입니다. 이전의 미국 미술(아상블라주와 정크 아트)이 소비중심 사회의 어두운 부분들을 쓰레기로 치부하며 자본주의의 폐해를 비판하고 공격했다면 그 뒤를 이어 탄생한 팝아트는 현실을 그대로 포용하며 어차피 이길 수 없다면 차라리 인정하고 즐기자는 주의입니다. 미국의 1960년대는 TV가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최대의 미덕이 되면서 본격적인 소비문화가 형성되던 시기였습니다. 거기에 부응해 대중문화도 감각적인 오락을 지속적으로 생산했고 소비자들도 계속 새롭고도 강한 자극을 원했습니다. 미국의 팝아트는 이처럼 소비자들의 삶 속에 깊이 파고든 일상의 모든 오브제들을 작품의 소재로 차용했습니다. 각종 상품과 광고, TV와 영화, 만화와 연예인 같은 소비문화와 대중문화의 대표적인 아이콘들을 각색하여 그동안 엄숙하기 그지없었던 미술관 전시실에 예술의 이름으로 당당히 입성시킨 것입니다. 따라서 팝아트는 소위 고급문화와 평범한 일상의 경계선을 허물고자 한 전위예술의 한 사조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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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대표적인 팝아티스트요 이번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앤디 워홀, 제임스 로젠퀴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은 모두 상업 디자이너 출신들입니다. 따라서 그들의 작품은 전통적인 예술 기법이 아니라 다 순간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광고 테크닉을 활용해 제작한 지극히 인간적인 욕망을 자극하는 방식의 그림들입니다. 팝아트의 선구자라는 앤디 워홀은 자신의 스튜디오를 &lt;팩토리&gt;, 즉 공장이라고 부르며 &lt;직공&gt;들을 고용했고 코카콜라 병 모양이나 수프 통조림 로고를 실크 스크린으로 대량 찍어냈습니다. 작가의 손으로 창작된 전통 미술의 고유한 원작의 가치가 똑같은 이미지를 무한정 찍어내는 워홀의 &lt;공장&gt;에서 산산조각이 난 것입니다. 워홀은 코카콜라와 캠벨 통조림뿐 아니라 마릴린 먼로의 얼굴도 반복해서 제작했는데, 끊임없이 소비를 재촉하며 일회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속에서는 그 모든 것이 한갓 값싸게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요 등가물일 뿐이라는 해석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워홀의 작품이 보여주는 메시지는 얄팍하면서도 잔인한 현대사회의 가장 정직한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또 한 사람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대중적이고도 통속적인 만화책을 그대로 베낀 작가입니다. 인기 있는 만화책 한 장면을 골라 그걸 그대로 큰 캔버스에 유화로 옮기면서 만화 본래의 포맷까지도 유지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 비자금 사건과 관련되어 유명해진 &lt;행복한 눈물&gt;이 바로 만화 특유의 밝은 원색과 단순화된 형태, 날렵하고도 강한 윤곽선, 그리고 인쇄 방식 때문에 생기는 망점까지도 그대로 적용한 전형적인 그의 벤데이닷 기법의 작품입니다. 이번 전시회에 나온 &lt;크리스탈 그릇에 담긴 정물&gt;과 &lt;금붕어 어항&gt;도 다 평면적이고도 단순한 색채의 만화풍 작품들입니다. 이전까지는 주로 인쇄나 만화 쪽에서 미술가의 표현이나 미적 감각을 배우려 했는데 리히텐슈타인의 경우는 오히려 만화와 인쇄 기법을 모방하여 미술을 제작하면서 값싼 대중문화와 고급 미술 사이에 존재했던 엄격한 위계질서를 완전히 뒤집어 버린 것입니다. 비평가들은 여전히 호의적이지 않지만 팝아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리히텐슈타인의 &lt;행복한 눈물&gt;은 최근 서미갤러리가 미국에 3백억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고, 오리온 그룹의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lt;스틸 라이프&gt; 시리즈도 호가가 1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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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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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현대문화, 현대 미술은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단지 반짝이는 표면과 경쾌한 웃음, 쿨한 스타일과 글래머러스한 스펙터클에 그치지 않고 그 매끄럽고도 가벼운 표면 사이로 스며나오는 불안과 우울의 감정까지 느끼며 이 시대의 기상도와 정신사의 흐름을 확인해 보고 싶으시다면 꼭 덕수궁 미술관을 한 번 다녀오십시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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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br></di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