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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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만든 영국의 신임 총리 테레사 메이(Theresa May)는 <PK>입니다. <부산 경남> 출신이라는 뜻이 아니고, <Pastor’s Kid>(목회자 자녀)라는 뜻입니다. 지난 주 영국의 진보성향의 유력지 <가디언>이 <유럽의 운명을 짊어진 두 PK>라는 제목으로 메이 영국 신임 총리와 독일의 메르켈 총리를 소개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목회자 가정에서 엄격한 신앙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는 <기독교적 정치>를 실현할 가능성이 크며, 브렉시트 등 거대한 소용돌이에 직면한 유럽을 구하기 위해 선택된 여전사들인 만큼 그들이 가졌을 남다른 <신앙적인 힘>에 주목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신문은 <루터교 목회자의 아들이었으나 ‘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던 니체와 같은 ‘반역의 사례’도 없지 않으나 목회자의 자녀가 정치가일 때는 항상 특별한 무늬가 있었다>며 <세심하고 떠벌이지 않고 겸손하게 주어진 일에 희생하고 헌신하는 게 바로 그 것>이라면서 <메이 총리는 이러한 PK 고유의 무늬는 물론 브렉시트라는 괴물과 맞서기 위해 잘 조준된 기도까지도 장전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메이 총리는 옥스퍼드대 출신이지만 금수저와는 거리가 멉니다.
1956년 런던 남동쪽 이스트본 섹서스에서 늘 교회 성도들의 필요와 요구를 우선시 했던 휴버트 브레이저 목사와 전형적인 목회자 사모로서 늘 희생적이었던 어머니 자이디의 외동딸로 태어나 시골 교회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는 아직도 어릴 때 부모에게서 받은 엄격한 청교도적 기질이 많이 남아 있다는 평입니다. 공립학교를 거쳐 옥스퍼드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훗날 파키스탄 총리가 된 대학 친구 베나지르 부토의 소개로 금융가인 필립 메이를 만나 결혼을 하는데 자녀는 갖지 못했습니다. 1997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녀는 20년 동안 내리 다섯 번이나 의원에 당선되며 원내 총무까지 역임했고, 보수당이 집권한 2010년부터는 내무장관에 임명되어 최장수 장관직을 수행하다 캐머런 총리에 이어 지난 13일 보수당 대표로 총리 자리에 오른 것입니다. 26년 만의 여성 총리이자 마가렛 대처에 이어 두 번째 영국의 총리가 된 것입니다. 그녀는 브렉시트를 반대한 EU 잔류파였지만 이제는 총리로서 EU 탈퇴 절차며 협상을 주도해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습니다. 총리가 된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그녀는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다>(Brexit means Brexit)고 말해 영국의 EU 탈퇴 결정을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국민투표 결과에 전적인 승복을 확인한 것입니다.
가디언은 메이 총리가 일체 다른 잡기는 모르며 오직 요리가 그녀의 유일한 취미라며 100권이 넘는 요리 책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캐머런 전 총리가 타고난 소통가라면 메이는 자기의 감정이나 의견을 잘 말하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대신 <아주 부지런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다 직접 챙기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리더>라고 평했습니다. 또한 그녀는 과거 대처 총리와는 달리 <필요하면 좌파의 정책까지도 수용할 줄 아는 유연함을 갖춘 실용주의자며, 무엇보다도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유별난 좀 특이한 보수주의자>라고 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13일 그녀의 취임 연설은 이렇게 끝납니다. <소수 특권층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영국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제가 이끌 새 정부의 목표입니다.> 그런데 이제 메이 앞에는 또 한 사람의 <PK>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강적인 독일의 메르켈입니다. 가디언은 <아직 아무도 겪어 보지 못한 브렉시트 협상이라는 전쟁터에 지금 두 사람의 여전사가 마주 서 있다>는 말로 기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모쪼록 영국과 EU, 그리고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 두 PK의 선전을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