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初伏) 독서: <미움 받을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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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초복입니다. 무더운 한여름을 <초, 중, 말> 삼복으로 등분하여 뜨거운 보양식을 먹으며 더위를 이겨온 우리네 전통입니다. 가장 무더운 계절에 가장 뜨거운 탕을 먹으며 <어~ 시원하다>고 말하는 민족, 땀을 비오듯 쏟으면서도 <이열치열>이라는 역설로 더위를 견뎌온 나라입니다.
나무들은 삼복 더위 때 오히려 가장 왕성하게 자라고 열매가 영글고 뿌리가 강해지며 많은 자양분을 비축해 추운 겨울을 대비합니다. 미물의 식물도 더위를 자기 도약과 내실의 기회로 삼거든 하물며 사람이겠습니까?
장마와 더위로 허약해진 심신을 독서로 추스립시다. 파도타기 하는 사람들을 보십시오. 물에 빠지기는커녕 도리어 높은 파도 위를 가장 신나게 질주하지 않습니까? 더위에 지치지 마시고 오히려 파도를 타듯 여름을 즐기십시오. 독서를 하시며 삼복 더위를 잊으십시오.
<미움 받을 용기>는 지난해 국내 서점가에서 최장기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킨 자기계발서로 오스트리아 출신의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이론을 일본의 철학자인 기시미 이치로와 프리랜서 작가인 고가 후미타케가 공동으로 집필한 것입니다. 이 둘은 모두 아들러 심리학의 심취자들이자 아들러 심리학의 열렬한 전도사들입니다.
책은 고대 그리스 철학의 <대화> 형식을 포맷으로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자기 자신도 사랑할 줄 모르는 어떤 청년과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 철학자의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소름이 돋을 만큼 나라는 인간이 아들러의 심리학에 완전히 간파 당한 듯한 묘한 느낌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또한 아들러의 심리학을 근거로 벌이는 대화인 만큼 결코 쉽지 않은 내용임에도 입체감 현장감이 살아있어 매우 가독성이 높은 책이기도 합니다.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미래지향적이고도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한 정신의학자이자 <용기의 심리학>을 창시한 사람으로 흔히 지그문트 프로이트, 칼 구스타프 융과 함께 <현대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그는 오늘날 거의 상식처럼 되어버린 프로이트의 <윈인론>을 부정하며 사람은 오직 목적을 위해 존재하고 행동한다는 <목적론>을 주창합니다. 그는 <트라우마> 같은 프로이트식 원인론은 과거의 특정한 사건을 끌어다 현재의 복잡한 문제를 합리화하려는 값싼 시도에 불과하다며, 어떻게 과거의 트라우마적 경험이 현재의 내 삶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학력이 낮아 취업이 안 된다>는 말은 사실 취업이 안 되는 현실을 학력 탓으로 돌리고 싶은 심리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남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겠다>고 결심하지 않고 그걸 현재 자신의 처지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삼으려는 시도는 비열한 도피일 뿐 자기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정합니다.
주님도 원인론을 부정하시고 목적론을 지지하셨습니다.
길가시다 본 선천성 맹인에 대해 부모의 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고(요 9:3) 하시지 않았습니까?
<자네가 불행한 것은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네. 그렇다고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자네에게는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 뿐이야. 말하자면 ‘행복해질 용기’가 부족한 거지. 행복해지려면 ‘미움 받을 용기’도 있어야 하네. 그런 용기가 생겼을 때, 자네의 인간관계는 한순간에 달라질 걸세.>(63면)
결국 아들러가 말하는 <미움 받을 용기>란 곧 <십자가를 질 용기>, <고난 당할 용기>, <희생할 용기>, <용서할 용기>, <책임질 용기>, <양보하고 손해 볼 용기>에 다름 아닐 터.
신선한 전개에 심장을 쿡쿡 찌르는 듯한 통쾌한 논리가 이 삼복에 읽는 이의 마음을 탄산수처럼 시원하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