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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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타임즈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미래학자 였다>(6월 28일)고 평한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87세를 일기로 지난주 27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중국인들은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중국을 바꾸어 놓은 책>이라고 평했고, <인민일보>는 그를 <현대 중국을 만드는 데 기여한 50인의 외국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자오쯔양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제3의 물결>을 교과서로 중국 경제개혁을 시도하며 평생 토플러를 멘토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옛 소련의 개혁과 개방을 단행했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도 토플러의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김대중 전 대통령도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 충격과 감명을 받아 장차 대한민국을 지식정보 강국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습니다(김대중 자서전). 또한 토플러의 <남북한 평화통일을 위한 기초 이론>을 받아들여 <햇볕정책>의 토대로 삼았고, 2001년 6월에는 토플러에게 <21세기 한국 비전>이라는 보고서까지 의뢰했는데 토플러는 거기서 <지금 한국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으며 스스로 선택하지 않으면 선택을 강요 당할 것>이라면서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종속국가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경쟁력을 갖고 세계 경제의 주도적인 선도국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순전히 한국민들의 신속한 결단에 달렸다>며 우리 정부에 <생명공학과 정보통신의 두 가지 강력한 추진력을 융합 발전시켜 나갈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4년 전 우리나라를 찾았을 때는 <한국의 아이들은 하루 15시간 이상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는 필요하지도 않을 지식과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교육 시스템 개혁을 강력히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앨빈 토플러는 미래에 대한 뛰어난 혜안과 앞으로 인류가 적응해 나가야 할 새로운 문명에 대한 예측으로 지난 수 십년 동안 전 세계의 지도자와 학자, 기업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미쳐왔습니다. 지난 목요일 사망설이 나돌았던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그의 <권력이동>을 여러 번 탐독하며 미래를 구상했다고 하는데, 세계적인 기업과 재벌 총수들은 하나 같이 그의 미래학 저서들을 경영 지침서로 삼아왔습니다.
앨빈 토플러는 유대인으로 1928년 뉴욕에서 태어났습니다. 뉴욕대 영문학과를 나온 그는 5년간 자동차 조립공장에서 용접공으로 일하기도 했고, 신문사 기자로 미의회와 백악관을 출입하기도 했습니다. 또 경제 전문지 포춘(Fortune)에서 노동관계 칼럼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는 박사가 아닙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명문 5개 대학의 박사학위는 다 미래학자로 유명해진 후 받은 명예박사일 뿐입니다. 그는 그냥 뉴욕대 영문학 학사입니다. 그러나 그의 미래학은 학자들의 연구실 이론이나 탁상이론이 아니라 현장감 현실감이 넘쳐 누구나 정책과 개혁에 실제 적용하고 반영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녔습니다.
● <미래의 충격>(Future Shock) 1970년에 나온 이 저서는 지금으로부터 46년 전에 쓰인 책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날카롭게 예측하며 이러한 미래의 충격에 어떻게 적응하고 대응해 갈 것인가 하는 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 <제3의 물결>(The Third Wave) 1980년에 발표한 그의 대표작으로 토플러로 하여금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한 책입니다. 이 책에서 그는 제1의 물결을 농경시대로, 제2의 물결을 산업화 시대로, 제3의 물결을 지식정보화 시대로 규정하며 미래 사회가 고도의 정보화 시대가 될 것을 예견했습니다.
● <권력이동>(Powershift) 1991년에 펴낸 이 책에서 그는 권력의 3대 원천을 폭력, 부, 지식으로 규정하고 세계는 <폭력>이라는 저품질 권력에서 <돈>이라는 중품질의 권력을 거쳐 결국은 <지식>이라는 고품질 권력으로 이동한다고 분석하면서 <지식산업사회>가 지구촌 글로벌 사회들의 최종적인 지향점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인류는 이제 시대를 앞서가던 위대한 예언자 한 사람을 떠나보냈습니다.
유전자 복제, PC의 파급력, 인터넷 발명, 재택근무, 정보화 시대, 바이오 산업, 대체 에너지 같은 용어와 개념을 개발하고 누구보다 먼저 사용하며 그런 시대의 도래를 준비하라고 외쳤던 예언자!
그의 예언서들을 다시 공부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