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과 벽 (겔 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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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과 벽
겔 40:1-16
<매우 높은 산>(22절)이란 예루살렘의 시온 산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이 에스겔을 그 높은 산으로 인도하사 성읍처럼 커다란 성전에 대한 이상을 보여주셨습니다. 에스겔이 그 성전을 두루 다니며 처음으로 본 것은 성전 바깥 사방을 높이 둘러싸고 있는 담과 수많은 성전 문지기들의 방, 그리고 각 방 사이의 두꺼운 벽들이었습니다.
<내가 본즉 집 바깥 사방으로 담이 있더라 ... 그 담을 측량하니 한 장대요>(5절).
<그 문간에 문지기 방들이 있는데 ... 각 방 사이 벽이 다섯 척이며>(7절).
성전 사방의 높고 튼튼한 담이나 문지기 방들 사이 벽들은 이를테면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과 세상을 확실히 구별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하나님의 성전에 담을 쌓고 벽을 만들어 문지기를 세운 것도 다 세속으로부터 하나님의 거룩한 성역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그런데 복음서에는 주님의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막 3:4).
주님의 이 질문은 굳이 안식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의 삶 전반에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주님은 이 물음으로써 평일과 안식일을 구분하는 전통적인 이원론적 관념을 철폐해 버리셨습니다. 안식일만 거룩하고 성전만 거룩하다면 다른 날, 다른 곳에서는 아무렇게나 살아도 상관없다는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주님이 안식일의 특수성을 폐지해 버리신 것은 오히려 그렇게 하심으로써 그날의 의미, 성전의 의미를 모든 날, 모든 삶의 지평으로 확대시키신 것이 됩니다.
주님은 유대인들이 주장하는 안식일 법의 맹목적인 권위에 대해 그 법 제정의 본래적인 뜻을 되묻음으로써 성전의 모든 담과 벽을 허무시며 안식일과 성전이 거룩하다면 이 세상 모든 날, 모든 삶의 자리도 다 거룩하다고 하시며 언제, 어디서든 거룩하게 살 것을 촉구하신 것입니다. 주일만, 교회에서만 거룩하지 마시고 평일, 세상 한복판에서도 늘 거룩하게 사십시오.
[적용]
-주님은 모든 담과 벽을 허신 분이십니다. 그러나 그것은 교회의 세속화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세상에 대한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뜻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유대인들의 삶의 구심에는 언제나 하나님의 성전이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성전 중심의 세계관 속에서 살았습니다. 오늘 당신의 삶의 구심에는 주님의 몸된 교회가 있습니까?
-성속의 이분법적 개념이 아닌 언제 어디서나 거룩한 삶을 추구하는 통전적 개념의 <거룩>이 곧 복음적 가르침임을 믿으십니까?
[기도]
주님, 과거 에스겔이 본 이상 속의 성전, 그리고 실제 재건된 예루살렘 성전은 담도 높고 벽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모든 담과 벽을 허셨고, 심지어는 성소의 휘장까지도 가르셨습니다. 따라서 이제 저희는 주님 안에서 모두가 하나일 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성일처럼, 성전처럼 거룩하게 살며 세속 한복판에서도 빛으로 소금으로 복음적인 삶을 살아야 함을 깊이 깨닫게 해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