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회의(렘 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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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회의
렘 20:7-11
성전 관리인인 바스훌에게 체포되어 고문 당한 후 칼에 씌워 성전 유치장에 갇혔다가 이틀 만에 풀려난 예레미야, 물론 하나님은 즉각 바스훌의 심판을 선언하셨습니다. 그와 그의 모든 가족 친구들이 다 바벨론에 잡혀가 거기서 칼에 죽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예레미야는 다시 깊은 회의와 우울증에 빠졌습니다. 내가 하나님의 권유를 받아들여 예언자의 길에 나섰지만 결국은 <조롱거리가 되어 모든 사람들이 종일토록 나를 조롱한다>(7절)고 했고, <내가 종일토록 치욕과 모욕 거리가 됐다>(8절)며 비관했습니다.
말씀 때문에
<내가 다시는 여호와를 선포하지 아니하며 그의 이름으로 말하지 아니하리라 하면 나의 마음이 불 붙는 것 같아서 골수에 사무치니 답답하여 견딜 수 없나이다>(9절).
예레미야가 사람들에게 종일토록 조롱을 당하고 치욕과 모욕을 겪은 것은 순전히 그가 예언한 하나님의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말마다, 외칠 때마다 오직 파멸과 멸망만을 선포했습니다. 심지어는 바벨론에 투항하여 바벨론을 통한 하나님의 심판을 달게 받으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욱 그를 증오하고 반역자라며 박해하고 거짓 선지자라며 조롱한 것입니다. 오죽하면 고향사람들, 친구들, 친족들 마저도 다 외면하고 자기들을 떠나라며 협박하고 죽음을 위협했겠습니까? 예레미야가 한 일이 있다면 오직 여호와의 권유를 받아 선지자직을 용납한 것과 하나님이 주신 말씀을 그대로 백성들 앞에 선포한 죄밖에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토록 모진 조롱과 치욕과 모욕을 당했으니 그 나름 얼마나 억울하고 회의스럽고 고통스러웠겠습니까?
선지자의 딜레마
<나는 무리의 비방과 사방이 두려워함을 들었나이다 그들이 이르기를 고소하라 우리도 고소하리라 하오며 내 친한 벗도 다 내가 실족하기를 기다리며 그가 혹시 유혹을 받게 되면 우리가 그를 이기어 우리 원수를 갚자 하나이다>(10절).
예언 행각을 계속하자니 사면초가고, 그만 두자니 하나님이 두렵고... 그래서 답답하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습니다. 그게 바로 당시 예레미야 선지자의 딜레마였습니다. 그런데 실은 오늘날의 많은 목회자들도 이와 유사한 시련과 고통에 시달리며 몹시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나름대로 다 주님의 소명을 받고 그의 권유에 따라 결단하고 나선 사명자들입니다. 그럼에도 결과는 조롱과 비방과 회의와 좌절뿐입니다. 그렇다고 사역을 그만두거나 날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리만 전할 수도 없습니다. 달아나고 비방하고 등을 돌리는 한이 있어도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 점에서 과거 예레미야 선지자나 오늘날의 뜻 있는 목회자들이 조금은 닮아 보입니다. 따라서 인간적인 연민과 함께 더욱 하나님의 소명과 말씀에 충실하기를 성원해 봅니다. 예나 지금이나 선지자의 살 길은 오직 그 길뿐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