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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과 주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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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1848년에 발표된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lt;공산당 선언&gt;은 &lt;유령 하나가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gt;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2014년 또 하나의 유령이 전 세계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분배문제를 다룬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의 &lt;21세기 자본&gt;(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이 그것입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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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전통적으로 주류 경제학에서는 분배문제를 그리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발전단계 초기에는 다소 불평등하더라도 일정 단계가 지나면 현저히 개선되게 마련이므로 섣불리 분배문제를 건드렸다가는 도리어 상황만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주류 경제학의 신념이자 우리나라 성장론자들이 신봉하는 교의이기도 합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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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그런데 최근 등장한 프랑스의 한 젊은(43세) 경제학자가 그 모든 주장과 정치적 구호를 단숨에 뒤집고 말았습니다. 확실히 피케티의 연구는 전례 없이 실험적이고 실증적이고 파격적입니다. 그야말로 과거 3백 년간의 데이터를 녹여 만든 역작입니다. 그가 동원한 가공할 무기는 누구도 쉽게 부정할 수 없는 장기간의 방대한 통계 자료들과 간명하기 짝이 없는 그의 분석체계들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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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lt;21세기 자본&gt;의 핵심은 자본이 돈을 버는 속도가 노동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기 때문에 날로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주장입니다. 돈이 돈을 불려나가는 속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에 일해서 버는 돈이 아니라 물려받는 돈이 결국은 그 사회의 경제적 계층을 결정한다는 것이 오늘날의 자본주의(세습자본주의)의 현주소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토마 피케티의 &lt;21세기 자본&gt;은 정작 그의 조국 프랑스와 유럽에서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 상륙해서는 그야말로 유럽발 허리케인이 되어 엄청난 찬반 논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또 미국 못지 않게 심각한 부의 양극화가 진행중인 우리나라에서도 지금 신드롬 수준의 피케티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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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그렇다면 피케티가 제시한 경제적 불평등의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은 요인분석보다 더 충격적입니다. 최대 80%에 이르는 누진적 소득세를 통해 자본의 공평한 분배를 강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글로벌 자본세를 부과해 국제적인 불평등도 완화해야 하고, 부유층에 매년 5-10%의 글로벌 총자산세를 부과해야 할 뿐 아니라 상속 증여세도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피케티의 &lt;21세기 자본&gt;은 결코 쉬운 책이 아닙니다. 8백 면이 넘는 분량도 그렇지만 낯선 도표와 전문적이고도 다양한 자료들이 많아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나 학자들은 몰라도 일반인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책입니다. 이미 국내에서만 백만 부가 넘게 팔린 책이고 지금도 하루에 3천 권 이상이나 나가는 책이라 하여 쉽게 집었다가는 후회하기 딱 좋습니다. 난이도와 하품 나는 도표들 때문에 완독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깁니다. 그럼에도 &lt;21세기 자본&gt;은 최근 우리에게 꼭 필요한 담론 하나를 형성했습니다. 양극화가 고착되어 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 새삼 불평등과 분배문제에 관해 깊이 고민하며 서로 토론하게 했다는 것입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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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우리가 흔히 &lt;주기도문&gt;이라고 부르는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의 핵심은 개인보다는 공동체(우리)의 &lt;일용할 양식&gt;과 &lt;용서를 구하는 것&gt;에 있습니다. 주님은 지금도 교회들이 분배정의와 빈부 격차 해소 같은 일에 앞장서는 공동체가 되길 원하십니다. &lt;우리&gt;를 위해 기도하고 공동체의 &lt;일용할 양식&gt;을 위해 결단하는 성도들을 찾고 계십니다. 거기에 바로 하나님의 나라가 열리고 또 그 영토가 확장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힘이 오늘의 현실을 바꾸어 갈 수 있다고 믿는 다는 것이 바로 피케티의 &lt;21세기 자본&gt;이 우리에게 제시한 복음적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가 우리를 절망하게 한 것은 뻔히 두 눈을 뜨고도 단 한 명의 생명도 구해내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피케티의 세습 자본론이 의미하는 바도 자칫 우리의 아이들이 세월호에 갇힌 단원고 아이들과 같은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입니다. 피케티의 주장처럼 과감한 자산분배와 소득 재분배가 그 답일 것입니다.피케티는 그걸 &lt;유토피아적 해법&gt;이라며 스스로 조금은 회의를 드러냈지만 세월호 사건을 겪은 오늘 우리로서는 결코 못할 일도 없을 듯.</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