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교회 아카이브

송편과 토란국

송편과 토란국은 추석이면 집집마다 안 빠지고 오르는 절기 음식입니다. 그리고 이 풍습은 오래된 듯 다산 정약용의 둘째 아들 정학유의 <농가월령가>에도 나옵니다. 


<북어쾌 젖조기로 추석 명절 쇠어 보세/ 신도주 올벼 송편 박나물  토란국을/ 선산에 제물하고 이웃과 나눠 먹세>


<올벼 송편>이란 햅쌀로 빚은 송편을 말합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추석은 보름달인데 송편은 반달입니다. 중국 사람들은 월병이라 하여 보름달 모양의 둥근 과자를 먹지만 우리네 조상들은 반달 모양의 송편을 먹으며 추석절 만월을 즐겼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차면 기울 온 달보다는 앞으로 더 커나갈 반달에서 회복과 부활의 희망을 본 것입니다. 그래서 꽉 찬 달이 아닌 반달 떡을 먹으며 가정의 부흥과 나라의 융성을 기원했던 것입니다.


추석절의 별미인 토란은 그야말로 땅에서 나는 <알>입니다. 그래서 알 란(卵) 자를 쓰는데, 이는 모양새도 그렇지만 영양도 그만큼 풍부한 까닭입니다. 추석에 토란국을 끓이는 것도 우리의 오랜 전통이어서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글에 보면 <하늘나라의 음식 ‘수타’의 맛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땅 위에서 이보다 더 맛있는 음식은 없을 것>이라며 토란국을 예찬하고 있습니다. 실제 토란은 영양도 좋지만 전분의 결정이 작아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한방에서는 위장운동을 원활하게 하고 열을 식혀 준다하여 자칫 과식하기 쉬운 추석과는 최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절기 음식이라고 합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교회 밭 웰빙촌에 토란도 심었더랬습니다. 그러나 캐고 껍질을 까고 또 토란대를 손질하여 말리는 작업이 번거로운 탓인지 반기는 분들이 없어 요즘은 안 심습니다. 그래도 내일이 추석이니 다들 송편이며 토란국 준비는  하셨겠지요? 


올 추석은 38년 만에 가장 이른 데다 대체 공휴일마저 적용돼 수요일까지 연휴라고 합니다. 또 보름달도 <슈퍼문>으로 유난히 크고 밝을 것이라고 합니다. 


부디 고유한 우리 민족의 감사절인 슈퍼문 한가위에 송편과 토란국 드시며 주님께 감사하시는 아름다운 추석절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