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추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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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2014년의 절반을 살아온 당신의 가슴 속에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이 있습니까? 만약 당신의 가슴 속 깊은 곳에 아무런 감사의 마음이 없는데도 전혀 놀라지 않는다면 지금 당신의 마음은 단단히 병든 것입니다.
<나는 원래 그래 …>
죄송하지만 그런 사람은 희망이 없습니다.
<감사는 무슨 …>
미안하지만 그런 사람은 평생 냉소주의로 남을 게 뻔합니다. 감사가 없는 사람은 늘 가슴이 냉랭하고 건조할 뿐 매사에 아무런 감동이 없어 그 어떤 사랑의 씨앗도 싹을 틔울 수 없습니다.
무조건 감사하십시오. 하늘을 보고 감사하고 땅을 보고 감사하고 눈이 시린 7월의 신록을 보고 감사하십시오. 이웃을 보고 감사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주신 것에 감사하고 숨 쉴 수 있음과 거동할 수 있음과 일할 수 있음과 굶지 않음에 감사하십시오. 누구나 감사를 회복하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촉촉해져 평안과 행복이 느껴집니다.
오늘은 맥추감사절, 한 톨 보리 구경을 못해도 감사하시고, 태산보다 높다는 보릿고개 모르고 사는 이 시대를 감사하십시오. 황금찬 시인은 <아이가 울고 있다. 배가 고파서 흘리는 아이의 눈물 속에, 할머니가 울고 있는 것이 보인다>며 한많은 <보릿고개>를 읊었는데, 식량은 일찌감치 떨어지고 초봄에는 쑥과 나물로 연명하다 오월부터는 송피(松皮)로 허기를 달래며 햇보리 날 때까지 버티던 처절한 보릿고개, 이는 아득한 옛날 얘기가 아니라 불과 4, 50년 전의 우리네 자화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특히나 맥추절이 감사했습니다. 절박한 생사의 기로에서 햇보리를 수확해 목숨을 부지케 하셨으니 그 은혜가 오죽이나 감사했겠습니까? <처음 수확하여 만든 떡 곧 보리떡 이십 개와 또 자루에 담은 채소를 하나님의 사람에게 드린지라 그가 이르되 이것을 무리에게 갖다 주어 먹게 하라>(왕하 4:42). 가난하여 기진한 자들에게 보리떡을 나눠 준 엘리사, 주님도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굶주린 5천의 군중을 배불리 먹이시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맥추절은 감사의 절기자 나눔의 절기입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보릿고개지만 저 북녘의 동포들은 지금도 보릿고개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양이 넘쳐 누구에게나 다이어트가 최대의 관심사지만 북한의 형제들은 올해도 식량이 부족해 보릿고개에 울고 있습니다. 보리떡은 혼자 먹으면 5개지만 나누면 5천 개, 5만 개로 증식됩니다. 춥고 배고프던 시절 산 너머 남촌에서 불어오던 봄바람은 삶의 환희였고, 더구나 이맘때쯤 진동하던 보리 익는 내음은 그야말로 삶의 희망이었습니다.
맥추절, 오순절과 함께 여러분 가정과 우리 사회, 북녘의 동포들에게 생명과 희망의 기운이 충만하시길 진심으로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