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팝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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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카트니가 누군가?>(Who’s Paul McCartney?) 이것은 2012년 2월 12일 그래미상 시상식 때 공연한 한 늙은 뮤지션에 대해 인도의 어느 젊은이가 자기 트위터에 트렌딩한 질문입니다. 그러자 전 세계의 기성세대들이 경악하며 수만 건의 댓글을 올렸습니다. <폴 매카트니는 지금 당신 아이팟에 담긴 모든 가수를 합친 것보다 더 위대한 레전드다.> <지금 우리는 ‘폴 매카트니가 누구냐’고 묻고 있는 슬픈 시대를 살고 있다.> <신이여 도우소서! 이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입니다.> <‘폴 매카트니가 누군가?’하고 묻다니 … 제 정신인가?> 비틀즈가 해체된지 벌써 44년, 서구 대중음악에 비틀즈가 미친 영향은 실로 상상을 초월합니다. 비틀즈의 리더였던 폴 매카트니를 누구냐고 물었던 그 젊은 친구 조차도 매카트니가 22살 때 만든 <예스터데이>를 모르진 않을 겁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팝 음악 1위도 언제나 비틀즈의 <Yesterday>였습니다. 그런데 그 노래를 만들고 부른 폴 매카트니를 금주 28일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직접 보며 라이브로 그 노랠 듣게 됐다니 얼마나 꿈같은 얘깁니까? 더구나 매카트니는 비틀즈의 대표곡들인 <Let It Be>, <Hey Jude> 같은 노래들을 만든 사람이라 이번 공연에서도 4만 팬들과 함께 <헤이 주드>를 열창할 것이 기대돼 저도 틈틈이 멜로디를 익히고 있었는데 아니, 이게 뭐람…! 공연이 취소됐다니! 제자인 서울의 K목사가 스승의 날 선물이라며 어렵사리 구해 보내 준 티켓인데… 아시아 투어에 나섰다가 일본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일본 공연도 모두 취소됐다니 어쩔 수는 없지만 참 고약하게 됐습니다. 1942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 치면 벌써 70대 중반을 바라보는 만큼 그의 이번 내한공연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가능성이 컸던 터라 더 아쉽습니다.
비틀즈는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이렇게 네 명의 멤버로 1960년에 결성돼 1970년 팀을 해체하기까지 전 세계를 뒤흔들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지금도 비틀즈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밴드라는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그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습니다. 비틀즈가 미국에 진출하여 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한지 50년이 되는 해여서 그렇습니다. 사실 비틀즈가 남긴 기록들을다 열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비틀즈는 1964년 2월 미국 진출 이후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성공가도를 달렸습니다. 이들이 빌보드 차트 최정상에 랭크시킨 노래만 해도 20여 곡이나 되며 누적 앨범 판매량은 무려 13억 장에 달합니다. 주로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가 작곡한 비틀즈의 수많은 명곡들은 때로 쓸쓸하고 때로는 너무도 순수하면서 격정적이고 또 때로는 지독하게 서정적이어서 오래도록 전 세계 팬들의 감성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지난 50년간 수많은 팝과 클래식 아티스트들이 비틀즈의 곡을 리메이크했고, 번스타인 같은 거장은 <비틀즈야말로 금세기 최고의 작곡가로 이 시대의 슈베르트요 헨델이라>고까지 극찬했습니다. 어쩌면 오래지 않아 우리의 후손들이 학교 음악시간에 베토벤과 비틀즈를 나란히 배우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닌 게 아니라 1999년에는 모짜르트와 베토벤을 제치고 영국의 BBC가 뽑은 <밀레니엄 최고 작곡가>로 폴 매카트니가 선정되기도 했고, 극성 팬들의 지나친 구호 <비틀즈는 예수보다 위대하다!>가 회자되어 음반이 소각되고 라디오 방송이 금지되는가 하면 심지어는 살해 위협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지난 3일 유튜브에 <드디어 한국에 갑니다. 기대가 큽니다. 우리 모두 함께 신나는 록앤롤을 즐깁시다. 코리아!>하며 동영상 메시지까지 올렸던 살아있는 팝의 전설 폴 매카트니, 1970년에 발표하여 비틀즈의 마지막 앨범에 수록된 <Let It Be>에는 그가 우리에게 보내는 이런 희망의 메시지도 있습니다.<구름 가득 덮인 밤일지라도, 여전히 나를 비춰줄 빛은 있어!>(And when the night is cloudy, there is still a light that shines on me).
모쪼록 그의 쾌유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