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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사슴의 노래(시편 22:1-18)

새벽 사슴의 노래 
시편 22:1-18


이 시는 표제어가 「아얠렛샤할에 맞춘 노래」입니다. 「아얠렛샤할」이란 「새벽 사슴」이란 뜻입니다. 아마도 당시에 「새벽 사슴」이라는 노래가 있었고, 이 시를 그 곡에 맞추어 부르라는 뜻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노래는 슬픈 노래였던 것 같은데, 그러나 이 시편 22편은 절망적인 비탄이 아니라 오히려 극심한 고통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더욱 간절히 붙잡는 의지의 시라 할 수 있습니다.

엘리엘리라마사박다니
예수님에 대한 구약의 예언은 참 많습니다. 본 시편만 해도 그렇습니다. 1절 말씀은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탄식 그대로입니다.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마 27:46). 신앙인에게 가장 큰 고통은 시련 그 자체보다도 그 시련을 외면하시는 듯한 하나님의 부재(不在)입니다. 우리가 고통스러워도 참을 수 있는 것은 순전히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알아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그 강고한 삼위일체의 연대성이 깨어지는 사건이었습니다. 한 번도 성부와 헤어져 본 적이 없으셨던 성자 하나님의 낯선 경험, 주님은 그것이 고통스러우셨습니다. 그러나 그 길이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인간들을 구원하실 수 있었던 유일한 길이었기에 끝까지 가셔야만 했던 겁니다.

비방거리 조롱거리
「나를 보는 자는 다 나를 비웃으며 입술을 비쭉거리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되 그가 여호와께 의탁하니 구원하실 걸, 그를 기뻐하시니 건지실 걸 하나이다」(7,8절). 이 대목은 십자가에서 내려와 스스로를 구원하라고 비웃던 주변 무리들의 조롱(마 27:39)이며, 저가 남은 구원하면서 자기는 구원하지 못한다고 빈정댄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의 비난이었습니다(마 27:43). 과연 다윗은 메시아의 고통을 미리 아파하며 체험한 선구자였습니다. 덕분에 오늘 우리들은 그 어디에서보다 이 시편을 통해 주님의 십자가를 가장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제비뽑기
「내 겉옷을 나누며 속옷을 제비 뽑나이다」(18절). 십자가 아래에서 메시아의 겉옷을 나누고 속옷을 가지려고 제비를 뽑고 있는 병정들의 모습, 마치 제 부모의 죽음도 모른 채 사탕 하나를 놓고 싸우는 철부지 어린아이들과도 같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십자가에 달려 이토록 무력하게, 치욕스럽게 죽으시다니! 그러나 여기에 바로 그 깊이를 다 헤아릴 수 없는 하나님의 지혜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방식으로 우리 인간들을 구원하셨습니다. 주님의 그 굴욕, 모욕, 치욕, 고통, 탄식은 다 우리를 대신하신 것입니다. 나의 겉옷과 속옷을 주님이 대신 제비뽑기 당하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날 위해 고난 당하신 주님의 이름을 널리 선포하고 날마다 찬송해야 합니다. 「내가 주의 이름을 형제에게 선포하고 회중 가운데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22절). 이게 바로 우리의 실존적인 고백과 다짐이 되어야 옳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