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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희한한 일입니다.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한 그리스가 IMF나 EU에 구제금융을 긴급히 요청하는 시위가 아니라 줘도 안 받겠다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아테네가 양대 노조와 젊은이들의 격렬한 시위로 불타고, 지난 5월 5일에는 공무원들까지도 가세해 시위대 맨 앞줄에 서서 화염병을 던지며 아우성을 쳤습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요?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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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금까지 돈을 펑펑 쓴 사람들은 은퇴를 앞둔 기성세대들인데 우리가 왜 그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되느냐는 항변입니다. 구제금융에 가장 많은 돈을 내놓게 된 독일 국민들도 볼 멘 소리입니다. 그리스 국민들이 대책없이 돈을 쓰다 저 꼴이 됐는데 우리가 왜 그 부담을 가장 많이 져야 되느냐는 겁니다. 그리스 재정위기는 국채 8백억 유로를 갚지 못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그리스 못지 않게 적자 규모가 큰 포르투갈, 스페인, 아일랜드로까지 파급될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 금융 시장을 극도로 불안하게 한 겁니다. 다행히 IMF와 EU의 구제금융이 성사되어 일단 급한 불은 끈 형국이지만 그리스 젊은이들의 분노는 여전하고 내핍을 감내할 의지나 재정긴축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도 결코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돈을 빌리는 쪽도 싫다고 하고 빌려 줄 사람도 그다지 내켜하지 않은 이번 거래가 대체 어떻게 성사된 것일까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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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그리스와 EU 간의 구제금융 성사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측은 그리스 국채를 대대적으로 사들였던 유럽의 여러 금융회사들입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IMF와 EU의 그리스 구제금융이 구한 것은 이들 금융회사들입니다. 투자 실패의 책임은 원칙적으로 투자자가 져야 하지 않습니까? 그게 시장 원리의 기본입니다. 그동안 유럽의 금융사들은 그리스 국체를 열심히 사들였고, 그게 결과적으로는 그리스의 방만한 재정지출을 도운 꼴이 됐으며 지금의 혼란을 부채질한 셈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국채 투자사들이 연일 &lt;파국을 막아야 한다&gt;며 여론을 주도했는데 실은 그게 자신들의 파국을 막기 위해 IMF와 EU를 끌어들이기 위한 선동에 지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어쨌든 이제 그리스 국민들은 공기업 민영화와 대규모 해고사태, 임금과 연금 삭감 등의 혹독한 가시밭길을 갈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10년 전 IMF 사태를 먼저 겪어 본 우리로서는 그들의 앞길이 그저 딱해 보일 뿐입니다. 물론 무턱대고 구제금융을 거부하면 국민들이 더 큰 고통을 당한다는 말도 맞습니다. 그러나 그것 조차도 그리스 국민 스스로가 결정할 일이지 남이 강요할 성질은 아니지 않습니까?</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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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가 어떤 나라입니까? 민주주의 발상지입니다. 시민들의 투표로 권력을 결정하는 제도를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낸 나라입니다. 우리가 지금 민주주의를 추구하고 민주사회로 가고 있다면 그건 그리스에 로얄티를 지불해야 할 일입니다. 그뿐입니까? 그리스는 올림픽 발상지요 철학의 발상지입니다. 더구나 신약성서 언어의 발상지여서 우리 믿는 자들도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또 있습니다. 채 한 달도 안 남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리와 다툴 첫 상대(6월 12일), 굳이 남의 불행으로 덕 보자는 수작은 아니지만 왠지 이번 사태가 그리스 팀의 전력약화로 이어져 우리 팀의 16강 진출의 희생제물이 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  전 세계가 지금 발칸 반도의 남단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지켜 보고 있습니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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