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촌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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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며 백목련이 만개했는데도 때늦은 꽃샘추위가 심술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상 저온과 들쭉날쭉한 날씨 탓에 요즘 병원을 찾는 감기환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희 교회 농장인 웰빙촌에는 이미 연두빛 봄이 한창입니다. 2주 전에는 감자도 심었습니다. 강원도에서 공수해온 씨감자로 아래 윗 밭 서너 두둑에 검정비닐을 씌우고 권권사님과 한신애 권사님이 정성껏 심었습니다. 올해는 밭장로님도 회사일로 바쁘시고 저도 대심방이라 시간 내기가 어려운 통에 애꿎은 인하만 혹사를 당했습니다. 권사님의 닦달에 자칭 고급인력이 틈만 나면 올라가 삽질을 해 준 덕분에 그래도 시기에 맞춰 파종할 수가 있었습니다. 지난 부활절 주말에는 박정태 집사님도 밭 갈아엎느라 애쓰셨습니다. 농막 앞 좀 습한 땅에는 토란을 심었고, 작년 숲마을교회 임강택 목사님 사택에서 얻어 온 해바라기 씨앗도 밭두렁 여기저기에 뿌렸습니다. 마디 호박도 심고 꽃밭 손질도 했는데 진작 뿌린 상추와 쑥갓은 벌써 예쁘게 돋아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고창에서 묘목을 가져다 심어놓은 복분자는 겨울에도 밭장로님이 정성스레 돌본 덕분에 올해는 향기로운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많이 맺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대하십시오. 이제 고구마와 오이, 가지, 방울 토마토, 고추 등이 남았는데 이런 것들은 다 모란장에서 모종을 사다 심어야 하는데 아직은 좀 이릅니다. 아랫 밭 가장 척박한 이랑에는 콩을 심을까 합니다. 콩은 좀 메마른 땅에 심어야 웃자라나거나 잎이 무성하지 않고 알이 찬다고 합니다. 권권사님이 광주 이모님 댁에서 가져오신 쥐눈이 콩이라는 작은 약콩을 심으려 하는 데 5월 중하순이 파종 적기라고 들었습니다. 지게도 하나 마련했습니다. 퇴비며 또 수확한 감자, 고구마, 배추, 무 등을 어깨에 매어 나르기가 힘들어 한신애 권사님께 부탁드려 고창 장터에서 사왔는데 퇴비 두 포씩을 져 날라보니 한결 수월했습니다.
지금 웰빙촌에는 쑥이며 돋나물, 냉이, 씀바귀가 지천입니다. 돌미나리도 많이 돋아났는데 다 약초만큼이나 좋은 봄내음 가득한 야생나물들입니다. 특히 머위는 나물 해먹기 딱 좋은 사이즈로 자랐습니다. 요럴 때 뜯어다 살짝 데쳐서 된장 고추장 들기름에 조물딱조물딱 무치면 그 쌉싸레한 맛이 봄철 입맛 살리는 데는 그만입니다. 드릅은 아직 단단하게 맺혀 있어서 좀 더 있어야 순이 필 것 같고, 모진 겨울을 견디고 꿋꿋이 되살아난 부추는 조금 더 자라야 벨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귀도 연두색 잎사귀가 뼘만큼 자랐고, 삼백초도 여린 싹을 내밀었습니다.
야생초들은 자생력이 더욱 놀랍습니다. 개망초가 벌써 군락을 이뤘고, 민들레도 많이 자랐습니다. 냉이와 비슷한 개갓냉이, 방가지똥, 토끼가 가장 좋아하는 왕고들빼기, 생약 달맞이유를 추출하는 달맞이꽃, 쑥갓과 비슷하게 생긴 개쑥갓, 야생 시금치처럼 생긴 소루쟁이 그리고 꽃다지는 이미 작고 노오란 꽃까지 피웠습니다. 원추리도 훌쩍 키가 컸고, 참나리도 많이 자랐습니다. 참, 뒷산 고라니가 다녀갔습니다. 여기저기에 깊숙한 발자국을 어지럽게 남기고 갔는데 아무래도 올 농사 역시 고라니와 사이좋게 나눠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