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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지난 해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과 지지난 주 입적한 법정 스님의 &lt;청빈&gt;과 &lt;무소유&gt;가 많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며 가톨릭과 불교의 이미지 재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개신교에는 왜 그런 분이 없을까요? 없지는 않겠지만 알려지지는 않았고, 더러 알려진 경우도 순수성을 의심받은 예가 더 많았습니다. 사실 개신교 목사들은 &lt;무소유&gt;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사제나 승려들과는 달리 목사들은 대부분 가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이나 법정 스님의 경우도 우선은 가족 부양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웠기에 그런 청빈한 무소유의 삶이 가능했을 터인데 그럼에도 소유의 문제는 부양가족의 문제라기 보다는 오히려 의지의 문제고 신념의 문제라는 말이 더 옳을 듯합니다. 그러기에 불교와 가톨릭에서도 &lt;무소유&gt;가 그리 자명한 것은 아닌 듯 보입니다. 가톨릭에서도 김 추기경 외에는 딱히 더 알려진 분이 없고, 불교계에서도 법정 스님 외에는 더 꼽을 만한 분이 없다는 점에서 그리하며 그게 또한 그 두 분의 삶을 더욱 빛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br>
<br>  아이러니하게도 개신교만큼 경전을 많이 보는 종교도 없는데 또 개신교 만큼 경전의 가르침을 실천하지 않는 종교도 없습니다. 가톨릭은 성경을 직접 읽거나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예전 중심의 교회이므로 매주 드리는 &lt;미사&gt; 의식이 신앙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불자들 역시 경전을 가지고 다니지는 않습니다. 언젠가 불교에서 개종한 신자의 집을 심방하다 침대 맡에 둔 금강경을 본 적은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불자들은 법회 때 스님의 법문을 들을 뿐 스스로 경전을 읽는 분은 흔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김수환 추기경이나 법정 스님과 같은 지도자의 삶을 보며 자신들의 신앙이 거짓이 아님을 확인합니다. 비록 경전을 끼고 살지는 않지만 살아있는 경전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성찰하는 것입니다. <br>
<br>  이에 반해 우리 개신교는 거의 매일 성경을 묵상하고 공부하고 설교를 듣습니다만 웬일인지 그 말씀을 실천하며 사는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lt;무소유&gt;나 &lt;청빈&gt;은 결코 불교나 가톨릭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주님은 분명 &lt;여우도 굴이 있고 날아가는 새도 깃들일 곳이 있건만 나는 머리 둘 곳도 없다&gt;하신 무소유의 거룩한 거지셨습니다. 어느 부자 청년에게는 &lt;네 소유를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고 나를 따르라&gt;고 하셨고, 마가복음 10장에서는 &lt;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gt;고도 하셨습니다. 누가복음 16장 13절에서는 &lt;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gt;고도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가톨릭과 불교는 지도자들의 청빈과 무소유로 교단과 종단 전체의 위상이 고양된 데 반해 개신교는 몇몇 대형교회들의 과소유 행태로 전체 교회 이미지가 크게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 작금의 교회 &lt;위기론&gt;의 실체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br>
<br>  지난 13일에 있었던 법정 스님의 다비식에는 수만 인파가 몰렸습니다. 물론 불자들이 대부분이었겠지만 일반 국민들도 적지 않았다는 보도입니다. 만약 이번에 법정 스님이 아니고 우리 개신교를 대표하는 초대형 교회 목회자가 소천했다면 과연 언론에서 마치 국민장을 치르듯 저렇게 연 사흘씩이나 대대적인 보도를 했을까요? 또 작년 김수환 추기경이나 이번 법정 스님의 경우처럼 자기 교회 교인들 외에 타 교인들이나 일반 국민들까지 찾아와 애도했을까요? 우리끼리하는 얘기지만 정말 부끄러운 현실입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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