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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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도님이 소유한 자동차 1대 값을 헌금하면 어떨까요?
· 매달 들어가는 자녀들의 사교육비만큼 헌금하면 어떨까요?
· 매월 벽돌 300장(한 장 가격 1만원) × 36개월 = 1억 800만원을 3년 동안 나누어
드릴 수도 있습니다.
· 현금이 아닌 다른 자산으로 드릴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사랑의 교회> 건축헌금 안내 브로셔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이런 친절한 독려가 주효해선지 지난 달 15일, 22일 두 주일에 걸쳐 실시한 <새 성전 건축헌금> 결과 자그마치 1천 3백억원이 약정되었다고 합니다. 11월 23일(월) 오후에 가진 사랑의 교회 새 성전 건축 관련 기자회견은 여러 가지로 참 충격적이었습니다. 성도들이 제출한 약정서는 총 1만 4,259건으로 이는 주일학교 어린이를 포함 4만 5천여 교세인 점에 미루어 95% 이상의 세대가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는 건축위원회의 설명도 있었습니다. 새 성전의 부지는 서초동 1541-1 번지를 포함 전체 24필지(2278평)로 대법원 맞은편 서초역 3,4번 출구 앞이며 부지 구입대금은 1,174억 7천만원으로 은행으로부터 6백억원을 차입해 이미 지난 6월 1일 대림산업과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건축은 내년에 착공,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지상 12-13층 높이에 연면적 2만 6천 평 규모로 짓고 예배당은 6천석으로 지하에 들어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건축비는 9백억, 따라서 체육관, 결혼 채플, 콘서트 홀 등의 설비와 기자재를 다 갖추면 총 2,500억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그럼에도 현재의 건물은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것이라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저는 몹시 실망했습니다. 강남 부자들이 까짓 자동차 한 대 씩 헌금해 큰 건물 짓겠다는데 왠 간섭이냐. 네가 사는 성남은 3천억도 더 들여 시청사 짓지 않았냐 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건축의 필요성, 좋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자를 변화시켜야 한다. 강남은 땅 끝이고 사마리아다. 사랑의 교회는 강남을 변화시키는 영적공동체가 되고자 한다>며 건축의 당위성을 강변한 담임목사의 말씀도 믿고 싶습니다. 다만 주님은 가난한 자, 소외된 자에게 복음을 전하러 오셨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오로지 <제자훈련> 하나를 팔아 여기까지 온 교회가 주님 제자답지 않게 부자, 능력 있는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겠다며 라스베가스의 최신 카지노보다 더 크고 화려한 조감도를 내놓고 승용차 한 대 값의 헌금을 강요하는 모습이 그저 놀라울 뿐이라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10교회 중 9개가 소형교회입니다. 최근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전국의 교회 수는 5만 2905개며 이 중 성도 100명 미만의 소형 교회가 4만 9192개로 전체 교회의 93%에 달했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 소형교회는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우려합니다만 교계의 양극화는 더욱 심각하고 극단합니다. 소형교회들은 갈수록 성도들이 빠져나가 더 어려워지고, 대형교회들은 소형교회들로부터 유입되는 성도들로 가만히 앉아 있어도 느니까 그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만 개발하면 됩니다. 결국 양극화는 가속화되고 소형교회들은 점점 더 무너져 가고 있는 게 오늘의 한국교회의 현실입니다.
<사랑의 교회> 담임 목사님, 당회원, 건축위원 여러분,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말씀은 사실일 것이고 저로서도 못 믿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한 번 만 더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공간이 부족하다고 반드시 그런 천문학적인 비용의 건축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또 성도가 많다면 적절하게 분립하는 것도 발전적입니다. 능력 있는 교회라고 뭐든 다 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돈은 성도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그 이전에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5만 2천여 교회 중 90%가 넘는 교회들이 존폐의 기로에서 허덕이는 딱한 현실에서 <제자>를 자처하는 <사랑의 교회>가 2,500억 규모의 호화 성전을 짓는다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입니다. 이제 <사랑의 교회>를 신호탄으로 그동안 눈치만 보고 있던 대형교회들의 수천억 대의 건축들이 경쟁적으로 이뤄질 걸 생각하니 정말 눈앞이 캄캄합니다. 제발, 한국교회의 운명을 위해서라도 재고해 주십시오. 부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