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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버 페스트(Oktoberfest)

우리나라에  추석이 있다면 독일에는 옥토버 페스트(10월 축제)가 있습니다. 독일의 가을은 이 축제와 함께 깊어 갑니다. 매년 이 맘 때면 독일 남부의 뮌헨은 도시 전체가 옥토버 페스트 열기에 흠뻑 빠집니다. 옥토버 페스트는 원래 1810년 10월 17일 바이에른 왕국의 황태자 루드비히 1세와 테레제 공주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경마대회였는데 후에 일반 시민들의 축제로 발전하여 오늘에 이른 것입니다. 176회라는 올 축제는 이미 지난 19일에 개막되어 10월 4일까지 계속 되는데 축제를 벌이는 장소는 언제나 뮌헨 시가지 서쪽에 자리한 테레지엔 비제입니다. 웬만한 마을 하나가 통째 들어가고도 남을만한 초대형 천막 수십 동이 들어서고, 하루 종일 민속 밴드들의 공연이 이어지면서 전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들이 함께 어우러져 맥주와 소시지, 노래와 춤으로 즐기는 2주간의 축제, 저도 80년대 뮌헨 대학을 다닌 6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그 축제에 참여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옥토버 페스트는 해마다 놀라운 기록들을 세웁니다. 작년의 경우 1,415개의 맥주 회사들의 후원이 있었고, 8천 명의 자원 봉사자가 수고했으며 연 750만 명의 관광객이 참여하여 맥주 680만 리터, 소시지 450만 개 등을 소비했다고 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20년 전 제가 본 옥토버 페스트도 거의 맥주 축제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실제 이 축제가 세계 최대의 축제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것도 뢰벤브로이와 호프브로이 같은 뮌헨을 대표하는 6대 메이저급 맥주 회사들의 전폭적인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독일에는 약 4천 여 종의 맥주가 있습니다. 거의 모든 마을이나 도시에 하나 이상의 맥주 브랜드가 있다고 보시면 되는데 특히 놀라운 것은 유명 수도원마다 그들 고유의 풍미를 지닌 맥주를 제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독일의 유수한 수도원들은 순례객들에게 맥주를 팔아 수도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색창연한 수도원의 호프 가르텐(맥주 뜰)에서 검은 수도복을 입고 양손 가득 생맥주 잔을 들고 써빙하는 수도사들의 모습을 보면 신기하다 못해 가히 충격적입니다. 독일인들이 이렇게 맥주를 즐기게 된 것은 석회질 함량이 높은 수질 때문에 물 대신 맥주를 마시면서 맥주를 술보다는 음료수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학 구내식당에서도 물보다 맥주를 마시는 학생들을 많이 보는데 그것은 맥주 값이 더 저렴한 탓도 있지만 늘 흐리고 비 오는 날씨인지라 맥주를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고 혈압을 강하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맥주 천국인 독일에서도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에게는 절대 허용되지 않습니다.

서울 힐튼 호텔 뷔페식당 <오랑제리>에서 10월 한 달 옥토버 페스트를 연다고 합니다. 독일 현지처럼 파란색 천으로 실내를 장식하고 독일식 수제 소시지, 자우어 크라우트, 감자 샐러드, 프레첼 등 독일의 전통 요리를 저렴하게 선보인다고 하는데 언제 저랑 갈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