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교회 아카이브

촌철살인의 명수

성경에는 예수님이 웃으셨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셨다는 기록은 있습니다. 친구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또 예루살렘을 바라보시며, 그리고 마지막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며 우셨습니다. 그래서 복음서가 전하는 예수님의 이미지는 다소 우울하고 고뇌에 찬 모습이지 결코 사람들을 포복절도하고 박장대소하게 하는 유머리스트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최근 뜻밖의 주장이 나왔습니다. 유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이상준 씨가 자신이 쓴 책 <예수의 고품격 유머>를 통해 시도한 발상의 전환인데 예수님을 종전의 진지하고도 심각한 이미지와는 달리 풍성한 유머 감각을 지니신 고품격의 달변가로 소개한 것입니다. 물론 <예수님께 유머가 있었을까?>하는 물음에는 서로 상반된 답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성경 어디에도 예수님의 농담이나 우스갯소리가 없으므로 유머나 웃음과는 거리가 먼 분이라는 주장과 비록 농담이나 웃으셨다는 기록은 없지만 그분의 말씀이나 비유 속에는 많은 유머와 해학이 깃들어 있다는 주장이 그것인데 저자는 기꺼이 후자 편에 서며 이렇게 반문합니다. <예수님께 만약 유머가 없었다면 그 많은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구름처럼 따라다니며 그분의 설교를 들었겠는가?> 그리고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예수님은 유머 감각이 풍부한 분이셨다. 아니, 역사상 가장 탁월한 유머리스트요 인류 최고의 리더이셨다.>

그렇습니다. 저자의 주장처럼 주님이 정말 역사상 가장 탁월한 유머 감성을 지닌 분이셨다면 그분이야말로 또한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고품격의 해학과 반전과 역설의 달인이셨고, 촌철살인의 명수셨습니다.

# 유쾌 - 어부인 베드로와 안드레를 처음 보셨을 때 그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저희에게 뭘 원하십니까?> 주님이 말씀하셨다. <물고기를 잘 낚는 두 사람, 나를 따라오시오. 이제부터는 사람을 좀 낚아 보시오!>

# 상쾌 - 한 가난한 여인이 동전 한 닢을 헌금함에 넣는 것을 보시고 주님이 말씀하셨다. <부자들은 자기들이 가진 것의 ‘일부’를 넣지만, 이 여인은 가진 것의 ‘전부’를 넣었으니 이 여인이야말로 가장 헌금을 많이 한 사람이오!>

# 통쾌 - 서기관들이 예수님을 곤경에 빠뜨리려고 물었다.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예수님이 동전 하나를 꺼내들고 물으셨다. <여기 이 동전에 누구의 얼굴이 새겨져 있소?> <가이사의 초상입니다.> <그럼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시오!>

초신자, 비신자, 성경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성경이야말로 눈물과 통쾌한 웃음이 공존하는 경전임을 깨닫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