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교회 아카이브

20090705n: 아벨의 제사(히 11:4)

2009년 7월 5일 주일오후예배
본문: 히 11:4
제목: 아벨의 제사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의로운 자라 하시는 증거를 얻었으니 하나님이 그 예물에 대하여 증언하심이라 그가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지금도 말하느니라


오늘 이 말씀의 배경은 창세기 4장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낙원에서 추방된 다음에 두 아들을 낳았는데, 첫째는 가인, 둘째는 아벨입니다. 형은 농부가 되고, 아벨은 목자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두 아들이 하나님께 예배를 드립니다. 아마도 초실절이었던 듯합니다. 그런데 이 예배로 말미암아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나님이 가인이 드린 제사는 안 받고, 아벨의 제사만 열납 하신 겁니다. 가인이 화가 났습니다. 가인이 아벨을 시기해서 결국 살인사건으로 비화됩니다. 형이 동생을 돌로 쳐죽입니다. 인류역사상 최초의 살인사건이고, 가인은 최초의 살인자가 됩니다. 그러면 이 끔찍한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게 예배인데, 왜 하나님이 아벨의 제사만 받고 가인의 제사는 안 받으셨을까요?

가인은 곡식으로 제물을 바쳤습니다. 아벨은 양으로 제물을 드렸습니다. 동생이 드린 제사는 양으로 드린 피의 제사였기에 하나님이 흠향하시고, 가인이 드린 곡식은 피의 제사가 아니었기에 하나님이 사양하신 겁니까? 전통적인 주석은 이렇게 해석해왔습니다. 사실 이 때는 모세의 율법 이전입니다. 반드시 피의 제사를 바쳐야 한다는 법은 없었습니다. 단지 아벨은 양을 치는 목자였기에 양을 바쳤고, 가인은 농부였기에 곡식을 드린 겁니다. 그러면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히브리서 11장 4절은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의로운 자라 하시는 증거를 얻었으니”라고 합니다. 피의 제사냐 아니냐가 아니라 믿음이 문제였습니다. 히브리서의 해석입니다. 아벨은 믿음으로 양을 바쳤고, 가인은 믿음으로 곡식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여기에서 가인과 아벨의 제사정신을 읽을 수 있습니다.

창세기 4장 3-5절입니다. “[3] 세월이 지난 후에 가인은 땅의 소산으로 제물을 삼아 여호와께 드렸고 [4] 아벨은 자기도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렸더니 여호와께서 아벨과 그의 제물은 받으셨으나 [5] 가인과 그의 제물은 받지 아니하신지라 가인이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하니.” 우리가 창세기 4장 말씀만 보면 두 사람의 제사 차이를 못 느낍니다만, 그런데 이 대목에 대한 히브리서 기자의 해석은 아벨과 가인의 제사를 믿음의 차이로 나눕니다. 대체 믿음의 차이라는 게 어디에 나타납니까? 창세기 4장을 보면 아벨은 양의 첫 새끼로 바치는데, 가인은 그냥 곡식을 드립니다. 하나님께는 첫 곡식을 드려야 합니다. 아벨이 첫 새끼를 드린 것처럼 곡식도 초실을 드려야 합니다. 이를테면 가인은 자기 먹던 양식을 퍼다가 하나님께 제사했고, 아벨은 첫 양을 바쳤습니다. 히브리서는 이를 두고 믿음의 차이라고 합니다. 예배는 절대 단순한 종교의식이 아닙니다. 우리가 한 주를 살기 위해 치르는 통과의례가 아니라, 우리의 믿음과 삶을 바치는 것입니다. 종교의식이 아닙니다. 그런데 가인은 종교의식을 바친 겁니다. 통과의례로 예배를 드린 겁니다. 죽은 제사입니다. 이게 틀렸다는 겁니다. 이것은 믿음의 제사가 아닙니다. 그런데 아벨은 첫 새끼를 드림으로써 자신의 모든 것을 드린 겁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창세기 4장 4절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아벨이 제사를 드리니, 하나님은 아벨과 그의 제사를 받으십니다. 하나님은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시는데, 가인도 받지 않으시고, 그 제물도 받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예배에 실린 그 존재 자체를 받고 안 받고 하십니다. 그러니 산 제사가 무엇인지, 제물이 무엇인지를 가인과 아벨의 경우를 통해 깨달아야 합니다. 하여간 예배는 자기 존재를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의 존재 자체를 하나님이 받으십니다. 하나님은 피에 굶주린 신이 아닙니다. 양고기로 혹은 양의 피에 담아 드리는 우리의 고백을 받으십니다. 하나님은 예배를 통해 우리를 받으십니다. 하나님의 관심사는 바로 우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예배와 삶이, 제물과 우리 존재가 따로 놉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예배는 우리 전부를 드리는 겁니다. 가인과 아벨 두 사람이 예배를 드리는데, 하나님은 한 사람의 예배만 받으십니다. 우리 중 누구의 예배를 받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의 예배를 하나님이 받고 기뻐하시길 기원합니다. 맥추절에 담긴 정신을 깊이 새깁시다. 하반기에는 정말 산 제사를 하나님께 바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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