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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1"><span>지난 주 월요일 입춘 폭설에 이어 설 한파까지 겹치면서 계사년 정월 초하루가 온통 꽁꽁 얼어붙은 혹독한 주일 아침이 됐습니다. 어느 해 겨울엔가 알프스를 오르다 쭉슈피체 고지의 나무들이 모두 강풍에 쓸려 비스듬히 누어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앙상한 가지들이 잔뜩 눈을 뒤집어 쓴 채 날카로운 칼바람을 맞고 있었는데 과연 저 나무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나무들은 비록 알프스 꼭대기에 있을지라도 다시금 살아납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 풍성하고 화려하던 잎사귀에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더 이상 영양분을 잎사귀로 보내지 않고 본체로 빨아들이는 내실화 작용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모진 강풍과 차가운 밤과 매서운 추위를 이겨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마치 다 죽은 듯 눈에 파묻혀 있다가도 봄이 되면 다시 그 굳은 목피를 뚫고 기적과도 같은 새 생명의 움을 틔우는 것입니다.</span><span> </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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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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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우리 인생에도 밤이 있고 겨울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밤이 지나면 낮이 오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음을 믿는 사람들은 절대 밤이나 겨울에 쓰러져 죽지 않습니다. 최근 또 다시 생활고나 마음의 고통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 몹시 안타깝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지난 10년 가까이 세계 자살순위 1위 국가의 지위를 굳게 지켜온 우리나라 자살자의 약 35%가 기독교 신자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아마도 추운 겨울과 칠흙 같은 밤이 영원히 지속되리라는 절망감 때문에 그런 불행한 선택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워지고 추위가 모질수록 봄이 머지않았음을 결코 잊지 말 일입니다. 밤이란 분명 어제의 자리에서 보면 점점 더 깊어 가는 것이지만 내일을 기점으로 보면 그만큼 새벽에 가까운 것이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언제나 내일을 바라며 오늘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비록 모든 것이 다 막힌 것 같고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을 만큼 어두움이 짙은 것 같아도 그 흑암의 틈새로 비쳐오는 내일의 여명을 앞당겨 보며 언제나 새롭게 숨 쉬며 사는 족속들이라는 것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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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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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무리 새벽이 오고 봄이 올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라도 그냥 맥을 놓고 앉아서 내일을 기다리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마치 겨울나무들이 서풍을 이용해 자기 스스로는 떨어버릴 수 없는 낡은 잎들을 말끔히 날려버리듯이 믿는 사람들은 역경에 처했을 때나 밤에 흔들리는 인생을 불안해하기보다 오히려 자신의 삶을 거추장스럽게 하는 장애물들을 말끔히 정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때 묻은 삶이나 인습에 붙잡힌 그릇된 타성을 자기 스스로 떨쳐내기란 절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밤이 오고 시련이 오면 지금까지 자명하게만 생각해 온 내 삶의 모든 것이 뿌리 채 흔들립니다. 전에는 하잘 것 없는 것으로 여겼던 것이 실은 얼마나 소중하고, 또 내 삶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바울은 &lt;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 술 취함, 음란, 호색, 다툼, 시기&gt;(롬 13:12-13) 같은 낡은 생활양식을 다 겨울바람에 날려 버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금령에만 그치지는 않습니다. 놓아버리고 떨쳐버리라는 것은 보다 튼튼한 것, 보다 귀하고 참된 것을 붙잡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따뜻한 &lt;빛의 갑옷을 입자!&gt;, &lt;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자!&gt;(롬 13:14)는 말씀이 바로 그것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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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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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우리는 언제나 위기를 당합니다. 위기는 순간순간 우리의 삶을 엄습합니다.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뭔가 굳게 붙잡을 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우리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나는 과연 예수 그리스도를 옷 입듯 굳게 붙잡고 있는가? 그 점을 정직하게 확인하고 분명히 하는 일이 바로 이 설날 아침 우리가 꼭 해야 할 소중한 과제일 것입니다. 세상은 춥고 여전히 각박하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살 만한 곳입니다. 오늘 새벽 살~짝 내린 서설에 감사하시며 따뜻한 가슴과 밝은 표정으로 설 연휴 잘 보내십시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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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p3"><br></p>
<!-- paragraph:p0009 -->
<p class="p3">부족하나마 늘 기도하겠습니다.</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