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9m: 억지 십자가(막 15:16-23)/사순절 다섯째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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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29일 주일낮예배/사순절 다섯째주일
본문: 막 15:16-23
제목: 억지 십자가
[16] 군인들이 예수를 끌고 브라이도리온이라는 뜰 안으로 들어가서 온 군대를 모으고 [17] 예수에게 자색 옷을 입히고 가시관을 엮어 씌우고 [18] 경례하여 이르되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 하고 [19] 갈대로 그의 머리를 치며 침을 뱉으며 꿇어 절하더라 [20] 희롱을 다 한 후 자색 옷을 벗기고 도로 그의 옷을 입히고 십자가에 못 박으려고 끌고 나가니라 [21]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22] 예수를 끌고 골고다라 하는 곳(번역하면 해골의 곳)에 이르러 [23] 몰약을 탄 포도주를 주었으나 예수께서 받지 아니하시니라
사실은 주님도 십자가를 너무도 두려워하셨습니다. 십자가를 앞두고 주님이 얼마나 힘들어 하시고 고통스러워했는지 모릅니다. 본문 앞인 마가복음 14장 33절 이하입니다. “[33]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가실새 심히 놀라시며 슬퍼하사 [34] 말씀하시되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깨어 있으라 하시고.” 심히 고민해서 죽게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의사였던 누가가 전하는 내용을 보면 더 처절합니다. 누가복음 22장 44절 이하입니다.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 사람이 극도로 긴장하면 모세혈관이 터져서 피가 땀샘에 모여서 땀구멍으로 배출됩니다. 이게 피땀입니다. 피눈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눈물샘에 피가 고여 배출되면 피눈물이 되는 겁니다. 피땀, 피눈물을 의학전문용어로 ‘히마티드로시스(hematidrosis)’라고 합니다. 십자가는 주님도 그토록 피하고 싶은 쓰디 쓴 잔이었습니다. 주님이 피땀과 피눈물로 기도하신 것은 ‘십자가의 쓴 잔을 옮겨 주십시오’입니다. 결국 주님은 체포되어 대제사장 가야바에게로, 거기서 헤롯에게로, 헤롯이 빌라도에게로 주님을 보내 결국 사형선고를 받게 합니다. 오늘 본문은 빌라도가 십자가형을 선고한 직후의 장면입니다.
이미 주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탈진했습니다. 밤새도록 끌려다니며 온갖 모욕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죄수들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형장까지 가야했기에, 주님도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빌라도 법정인 안토니아 요새에서 형장인 골고다까지 600미터 거리를 가셔야 했습니다. 이 길이 바로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입니다. 그런데 너무도 탈진한 상태였기에 자주 쓰러지십니다. 17번째 쓰러지고 나서 더이상 일어나지 못하자, 거기서 구경하던 건장한 흑인에게 대신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합니다. 그가 바로 구레네 사람 시몬입니다. 구레네는 북아프리카입니다. 그가 어떻게 예루살렘에 있었을까요?
그의 이름이 일단 시몬입니다. 유대식 이름입니다. 이방인이지만 유대교를 신봉한 것 같습니다.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을 순례하기 위해 온 듯합니다. 그러다 졸지에 주님의 십자가를 지는 강제 부역을 당한 겁니다. 아마 처음에는 고약했을 겁니다. 사형수의 십자가를 대신 졌으니 얼마나 황당했겠습니까? 그러니까 그가 진 십자가는 본문 21절의 표현처럼 ‘억지 십자가’였습니다. 원래 십자가는 억지로 지는 겁니다. 기꺼이 지기에는 너무 참혹합니다. 조선시대 효종 이야기입니다. 효종이 민정시찰을 하는데, 어떤 사람이 팔순 노모를 업고 길가에 서있습니다. 왜 서있냐고 물으니, 모친의 평생 소원이 임금님 용안을 가까이에서 뵙는 것이어서 먼 길을 업고 왔다고 합니다. 오늘 임금님을 뵈었으니 어머니도 저도 여한이 없다고 합니다. 효종이 그 효성이 갸륵해서 큰 상을 내립니다. 그러자 이 소문을 듣고 어떤 사람이 똑같이 했습니다. 그 사람도 왕에게 멋진 답을 했습니다. 그러자 그 동네 사람이 나서서 그 아들을 비난하며 욕했습니다. 저 사람은 천하의 불효자인데 순전히 임금님의 상을 타려고 저렇게 한다는 겁니다. 저놈에게 벌을 내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효종은 효란 남의 흉내를 내는 것도 귀한 것이니 똑같은 상을 주라고 했습니다. 효뿐만 아니라 십자가도 그렇습니다. 억지로라도 지면 값진 겁니다. 베드로도 십자가에서 순교했습니다. 그의 십자가도 억지 십자가였습니다. 주후 64년에 네로가 로마에 불을 지르고, 그 책임을 기독교도에게 뒤집어 씌웁니다. 그때 베드로가 로마에 있었는데, 꼼짝없이 잡혀서 죽을 것 같으니까 밤에 도망칩니다. 그런데 로마 서남쪽 언덕에서 주님을 만납니다. 자기는 로마를 도망가는데 주님은 로마로 들어가는 겁니다. 거기서 베드로는 묻습니다. ‘주여 어디로 가십니까?(쿠오바디스 도미네?)’ 주님은 내가 십자가를 지러 간다고 하십니다. 그 자리에서 베드로는 무릎을 꿇습니다. 거기에 작은 교회가 세워집니다. 베드로는 제가 십자가를 지겠다고 나섭니다. 베드로는 로마로 돌아가 체포되고 로마에 불을 낸 그리스도인의 괴수라고 해서 십자가형에 처합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십자가를 거꾸로 지겠다고 했습니다. 주님은 6시간 십자가에 달려있었는데, 베드로는 4시간 만에 죽습니다. 로마 군인이 보기가 너무 딱하니까 창으로 많이 찔렀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의 최대 비극은 십자가를 보면 달아나기 바쁘지 억지로라도 십자가를 지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요즘 믿는 사람들의 교회선택의 기준은 십자가 없는 교회입니다. 주님은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면 자기 십자가를 지고 좇으라고 했습니다. 억지로라도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그래야 은혜가 있습니다. 구레네 시몬은 그 십자가를 지고 일생 일대의 변화를 맞습니다. 본문 21절입니다.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라고 합니다. 실제 마가복음이 기록된 시점은 주후 65년경입니다. 실제 사건이 있은 30년이 지나서 마가복음이 기록되었습니다. 이 마가복음을 기록할 65년에는 시몬의 아들인 알렉산더와 루포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명사가 된 겁니다. 그래서 두 아들의 이름을 먼저 거명한 겁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루포와 알렉산더의 아버지인 구레네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졌다는 겁니다. 로마서 16장 13절을 보면,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 바울이 로마교회에 편지하며 안부를 물은 대목인데, 루포의 어머니를 가리켜 자기 어머니라고 합니다. 구레네 시몬은 주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일평생 주님의 십자가를 전하며 살았고, 바울이 로마서를 쓸 때는 로마교회에 있었습니다. 학자들은 사도행전 13장 1절에 나오는 안디옥 교회의 사람들 중 구레네 사람들에게 주목합니다. 니게르라는 시므온에 주목합니다. 니게르는 니그로, 즉 아프리카 사람을 뜻하고, 시몬은 헬라식으로 말하면 시므온입니다. 그러니까 초대교회의 훌륭한 지도자였다는 겁니다. 루포나 알렉산더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위대한 인물이 된 겁니다. 구레네 시몬의 아내도 대단해 졌습니다. 바울이 자기 어머니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억지로라도 주님의 십자가를 졌기 때문입니다. 그 보상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누구라도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그분의 남은 고난을 내 육체에 채우면 복을 받습니다. 억지 십자가라도 복을 받습니다. 구레네 시몬이 그런 경우입니다. 주님은 누구든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 십자가를 지라고 하셨습니다. 우리에게는 자기 십자가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남편이, 자식이 십자가입니다. 교회 안에서도 어떤 사람에게는 권사가, 집사가, 목사가 십자강입니다. 피하지 마시고 기꺼이 그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십시오. 그래서 다 구레네 시몬의 가정과 같은 하나님의 큰 축복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입으로만 십자가 하지 마시고 억지로라도 십자가를 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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