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교회 아카이브

두려움과 떨림(욥 40:1-9)

20121206

두려움과 떨림

욥 40:1-9


욥은 지금 엄청난 하나님의 위엄 앞에 압도되어 한 없이 왜소한 자신의 모습을 고통스럽게 직시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하나님을 향해 자신을 변증하며 무죄를 주장하던 그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우러러 보며 한낱 자신이 먼지 한 점에 불과한 존재라는 사실을 절절이 깨닫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실체와 정면으로 맞닥뜨린 후 자기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두려우신 분임을 깨달으며 그야말로 실존적인 떨림을 경험했다는 고백입니다. <… 항상 복종하며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빌 2:12).


나는 비천합니다.

<보소서 나는 비천하오니 무엇이라 주께 대답하리이까 손으로 내 입을 가릴 뿐이로소이다>(4절).

욥은 자신을 가리켜 <비천하다>고 합니다. 사뭇 달라진 어조입니다. 그동안 욥은 끊임없이 자신의 순결함과 의로움만을 강변해왔습니다. 자신을 비난하며 정죄하는 친구들에 대해서도 병적인 자기 방어를 꾀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40장에 이르자 그의 태도가 현저히 바뀌었습니다. 하나님의 무한하신 위엄 앞에서 두려움과 떨림은 물론 겸손과 침묵의 자세까지 취합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믿는 자로서의 인격과 영성을 지키고자 한다면 먼저 낮아져야 합니다. 높아짐의 참된 비결은 먼저 낮아짐에 있습니다. 주님도 자신을 죽기까지 낮추셔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이셨다고 했습니다(빌 2:7-9). 인생은 자기의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그 명암이 달라집니다. 부디 욥처럼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비천함을 고백하는 일을 주저하지 마십시오.


나의 입을 가립니다.

<내가 한 번 말하였사온즉 다시는 더 대답하지 아니하겠나이다>(5절).

욥은 먼저 자신의 비천을 고백한 다음 더 이상 자신을 변호하거나 두둔하는 말을 삼가며 아예 손으로 입을 가리겠노라고 다짐합니다. 맞습니다. 논쟁을 피하고 불평을 자제하고 투덜대지 않는 것, 남을 원망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잠잠히 침묵하는 자세는 비천한 자가 지녀야 할 또 하나의 소중한 덕목입니다. 오늘 하루 만이라도 당신의 입을 가리고 많은 말들을 피해보십시오. 성령님이 당신을 지배하시도록 소리를 낮추시고 잠잠해 보십시오. 엘리야는 크고 강한 바람이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고 지진이 지축을 뒤흔드는 신비 체험을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거기에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세미한 소리와 함께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아직도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자가 천 명이나 있으니 낙심하지 말고 가서 그들을 구하라>. 이렇듯 내가 입을 가려야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입은 막고 귀는 열어 오늘 내게 주시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어 보십시오.


주님을 찬양합니다.

<전능자와 다투는 입>(2절), 자신의 <의로움을 변호하는 입>, 자기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입>은 가려야 옳지만 대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입>, 주님의 <성호를 높이는 입>은 마냥 열어야 합니다. 또 <자복의 입>, <기도의 입>도 활짝 열어야 합니다. <허물의 사함을 받고 자신의 죄가 가려진 자는 복이 있도다 마음에 간사함이 없고 여호와께 정죄를 당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내가 입을 열지 아니할 때에 종일 신음하므로 내 뼈가 쇠하였도다 … 내가 이르기를 내 허물을 여호와께 자복하리라 하고 주께 내 죄를 아뢰고 내 죄악을 숨기지 아니하였더니 곧 주께서 내 죄악을 사하셨나이다 이로 말미암아 모든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얻어서 주께 기도할지라>(시 3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