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교회 아카이브

시크릿과 미네르바

지난 해 우리 사회를 풍미한 신드롬 가운데는 <시크릿>과 <미네르바>가 있습니다. 호주 출신의 TV 제작자 론다 번이 쓴 <시크릿>은 교보문고가 발표한 2008 베스트셀러 종합순위 1위로 2007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위를 차지한 대박이었습니다. 그렇다면 160여만 부나 팔려나가며 우리나라 독서계를 2년간이나 평정한 <시크릿>은 대체 어떤 책일까요?
<수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라고 한 부제부터가 심상치 않은데, <내가 마음에 그린 그림과 바라는 생각이 곧 그것들을 이룬다>는 소위 <끌어당김의 법칙>을 전파하는 책입니다. 서점가에서는 특히 기업들과 교회에서 단체 구입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기야 자기가 원하는 바를 간절한 마음으로 우주에 전송하면 그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 자칫 기독교 신자들을 혼란에 빠트릴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성경의 사상이나 가르침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자기 최면과 주술을 적당히 버무려 놓은 뉴에이지 계열의 잡서일 뿐입니다. 저는 이런 수준의 책을 국민적 베스트셀러로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금치 못하며 더욱이 이 책이 자기 계발서로 둔갑해 유사종교집단이나 불법 피라미드 조직 같은 데서 탐독되는가하면 졸업과 입학시즌에 선물용으로까지 추천되고 있다니 정말 걱정스러울 따름입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9월 10일),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10월 5일), 심지어는 한미통화스와프 체결(10월)까지도 정확히 예측해 인터넷 누리꾼들은 물론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가장 뛰어난 국민의 경제 스승>, <경제 대통령>으로 추앙받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구속수감 되었습니다.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미네르바>를 <인터넷 시대의 노스트라다무스>라고 불렀습니다.
도대체 <미네르바> 신드롬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독학으로 금융을 깨쳤다는 30대 무직 남성의 독설과 예측과 비판에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며 휘둘린 이유가 무엇일까요? 물론 거기에는 그 어떤 경제 전문가보다도 적중률이 높은 실물경제에 대한 예언이 있었고, 파국을 노래한 묵시록과 정부정책과 기득권층을 신랄하게 고발한 카타르시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이 바로 예언자를 필요로 하는 혼돈과 위기의 시대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교회가 빛의 역할과 예언자의 사명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온 필연의 카오스였다는 것입니다. 원래 세상이 흑암할수록 점집이 성시를 이루고, 각종 이단사설이 횡행하며 혹세무민하지 않습니까?

따라서 <시크릿>과 <미네르바> 신드롬은 이 불확실성의 시대, 예언자 부재시대를 사는 오늘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에 다름 아닐 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