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의 신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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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사람이 성인 10명 중 2명 꼴도 안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충격적입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글로벌 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2008년 교회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특히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50.8%가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늘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말만 잘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음이 또 한 번 확증된 셈입니다. 한국 교회의 활동이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38%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나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도 34.8%나 돼 역시 불안한 신뢰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연령이 낮을수록 교회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 한국 교회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음도 확인되었습니다. 사회기관에 대한 신뢰도에서는 시민단체, 언론기관, 사법부, 개신교회, 입법부 순이었으며, 종교기관에 대한 신뢰도 순위는 불교 31.5%, 가톨릭 29.8%, 개신교 20.6%로 나타났습니다.
그래도 지난 2004년 한국 갤럽의 <한국의 종교 실태 조사> 때만해도 이렇게까지 형편없지는 않았습니다. 그 때는 <종교가 정신적 문제에 만족스러운 답을 준다>에 개신교 59.2%, 가톨릭 44.8%, 불교 38.1% 순이었고, <종교인들의 역할에 만족한다>에 대해서도 개신교 76.1%, 가톨릭 67.4%, 불교 58.0%였으며, <신앙심이 깊다>는 응답에서도 개신교 50.5%, 가톨릭 26.8%, 불교 19.6%였습니다. 그런데 불과 몇 년 사이에 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점점 더 신뢰도를 잃어가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것은 한국 교회가 급속히 병들어 가고 있고, 쇠퇴해 가고 있다는 방증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냉철한 자기 분석과 회개로 하루 속히 과감한 개혁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희랍 정교회의 본거지였던 신성 러시아 제국에서 공산주의 혁명이, 루터의 나라요 개신교의 산실이었던 독일에서 나치즘이, 교황청이 있는 이태리에서 파시즘이 발호하지 않았습니까? 다 그 시대 교회들의 타락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번 여론조사에 응한 사람 중 가장 많은 이들이 한국 교회의 신뢰회복의 과제로 <교인들과 교회 지도자들의 언행일치>를 꼽았습니다(42.0%).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만, 저는 설교의 상업주의와 한국 교회의 이미지 추락이 어떤 함수관계에 있는지가 참 궁금합니다.
우연일까요? CTS에 출연한 여러 스타 목회자들의 입담 걸죽한 설교가 작열하고 있을 때, 또 그들이 공영방송 오락 프로에까지 진출하여 열심히 사람들을 웃기고 있을 때 우리 개신교의 신뢰도는 하루가 다르게 곤두박질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방송매체를 통한 설교의 대중화는 결국 기독교의 이미지를 재고하고 궁극적으로는 선교효과를 극대화하자는 데 있을 텐데 누구나 보고 듣는 순간에는 웃고 재밌어 해도 그들에게 각인되는 개신교의 이미지는 역시 <말만 잘하는 기독교>가 아니었는가 하는 겁니다. 한국 교회 신뢰도 추락의 책임을 엉뚱하게도 TV 설교가들에게 돌리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차라리 방송설교 이전 시대의 신뢰도가 훨씬 높았기에 하는 얘기니만큼 한 번 쯤 귀담아 들어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