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과 피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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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문화계의 아웃사이더들이 세계를 깜짝 놀래키고 있습니다. B급 문화코드로 유튜브 조회수 1억 6천만 건을 훌쩍 넘긴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에만 치떨리도록 집착해 온 <열등감의 괴물>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가 그렇습니다. 이들은 데뷔 이후 줄곧 비주류였습니다. 싸이는 그 흔한 한류 주자에도 끼어본 적이 없는 괴짜 가수 쯤으로 통했고, 김기덕 감독은 외면과 멸시 속에서 아예 취급도 받지 못했던 외톨이 기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발표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놨습니다. 현재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만 1억 6천만 건 조회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세웠고, 어제는 아이튠즈 메인 차트 1위에 등극하며 그야말로 경이로운 글로벌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방송 및 신문, 프랑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의 유명 미디어들이 앞 다퉈 보도하는가 하면 연일 연예 프로그램, 토크쇼 등에 초대하고, 세계적인 음악행사인 <MTV-VMA 2012>에는 시상자로까지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의 <아이폰 5> 공개 행사도 20여 명의 무용수들이 강남스타일의 말춤으로 오프닝을 장식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가 다양한 패러디와 플래시몹을 재생산하며 강남스타일 신드롬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강남스타일은 주류인 세련되고 잘 생긴 아이돌이 아니라 비주류인 싸이의 촌스러운 말춤이 졸지에 케이팝과 한류의 선두 주자로 역전됐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문화계와 가요계가 간절히 소망해 온 꿈을 아웃사이더인 싸이가 이뤄낸 것입니다.
한편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역시 1억 5천만원의 저예산과 15명의 스텝만으로 우리 영화계의 오랜 숙원을 이루어낸 쾌거였습니다. 그동안 임권택, 이창동, 박찬욱 감독 등의 영화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단 한 번도 해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주류의 외면과 왕따 속에서 가장 열악하게 만든 김기덕의 <피에타>가 제69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 사자상>을 수상한 것입니다.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았던 그들만의 리그에서 막장 같은 현실을 딛고 그가 당당히 전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감독 반열에 올랐다는 사실이야말로 생각할수록 통쾌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지금 충무로의 주류 감독들은 뒤통수라도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일 것이고, 국내 영화계는 묘한 딜레마에 빠진 형국일 것입니다. 대한민국 영화사상 가장 빛나는 업적을 이룬 감독을 더는 외면할 수 없게 됐고, 오히려 그의 작품 세계를 인정하고 재평가해야 할 것이므로 주류들의 자존심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일게 뻔합니다.
저는 싸이(코)와 중졸 감독 김기덕의 눈부신 약진을 보며 마침내 우리나라 대중문화가 강제된 변혁을 맞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양지를 차지한 주류에 밀려 지금껏 음지에서 살아왔지만 결국은 주류를 뛰어넘는 엄청난 성과를 냄으로써 대한민국 문화마당에 우뚝 섰습니다. 이는 우리 문화의 다양성과 역동성, 진취성을 위해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며, 특히 강남스타일과 피에타는 B급의 반란이자 해외에서 불어온 치명적인 역풍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굳이 헤겔의 변증법이 아니더라도 지난 시간을 지배해온 현실 속의 허구들을 밝히 깨달아 새롭게 결단하는 것이 바로 성경이 말씀하는 회개의 본질일 터, 따라서 믿음이란 현실을 인정하고 합리화하기보다 신랄하게 부정하고 도전하는 신념에 다름 아니며 그런 의미에서 성경의 논법은 늘 현실을 지탱하는 사고방식과 끊임없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필연성을 가집니다. 다시 말해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큰 것이 작은 것에, 주류가 비주류에, 먼저된 자가 나중된 자에게 굴복하는 <현실 세계의 역전>이 바로 이 성서적 파라독스가 성취하고자 하는 <하나님 나라의 요체>라는 것입니다. 주류의 질서를 해체하는 비주류의 혁명, 그게 바로 이 시대의 문화적 대세요 하나님 나라의 새 질서인 것을.